- 12년간 소년보호관찰 업무
- 자신의 이야기로 공감대 형성
- 목적의식·성취감 주려 노력

- 매너리즘 빠지지 않으려고
- 우리사회 고마움 항상 생각

“보호관찰 대상자들이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더욱 관심을 갖고 그들의 미래를 응원하겠습니다.”

부산보호관찰소 임민규 특정범죄자관리계장은 “부모가 제 역할을 못할 때 청소년들이 범죄에 빠지기 쉽다”며 부모의 역할을 강조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최근 부산보호관찰소에서 만난 임민규(46) 특정범죄자관리계장은 지난해 최고의 보호관찰관으로 손꼽힌 인물이다. 법무부가 매년 보호관찰 대상자들의 성공적인 사회 정착과 재범 방지를 위해 헌신한 보호관찰관에게 수여하는 상인 ‘2017 올해의 보호관찰관상’을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그가 상을 받게 된 것은 한 해 ‘반짝’ 활약한 것을 평가한 것이 아니라 1997년 12월부터 보호관찰 업무를 시작해 지금까지 어려운 환경에 놓인 보호관찰 대상자들에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건전한 사회인으로 복귀하도록 기여한 모든 활동이 평가받은 것이다. 그에게는 더욱 값진 상이다. 수년간 소년보호관찰 업무를 맡았던 그는 지난해부터 특정범죄자 특히 전자발찌 부착명령을 받은 이를 관리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임 계장은 12년간 소년보호관찰 업무를 맡으면서 약 700명의 청소년을 관리했다. 사회봉사활동과 진학지도, 취업알선까지 책임진 멘토로서 그들의 행동을 감독하고 지원한다. 대상자들이 가보고 싶어하는 곳이나 교육적으로 필요한 곳은 조카와 함께 여행하듯 다녀오기도 했다. 2004년부터 2박3일간 떠나는 지리산 종주를 진행하기도 했다. “보호관찰대상자들 중에 안타까운 분이 많아요. 특히 청소년들은 여러 환경적인 이유로 잘못된 행동을 저지르고 계속 엇나가는 경우가 있어 더욱 관심을 가집니다.”

오래 일하다 보니 대상자를 지도하는 노하우도 생겼다. 뻔한 이야기보다는 자신의 힘들었던 청소년기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공감을 이끌어내며 그들이 목표 없이 살던 과거를 청산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오토바이를 무면허로 몰던 학생에게는 면허증을 딸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는 “청소년 대상자는 대부분 삶에 뚜렷한 목표가 없어 나태해지거나 범죄에 빠지기 쉽다”며 “그들이 목적의식을 갖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내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부모 가정에서 자라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던 청소년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경우도 있다”며 “그 친구에게 제 경험담을 얘기해주며 자신감을 갖도록 도와줬는데 대학에 진학한 뒤 지난해 초 저처럼 보호관찰관이 되고 싶다며 찾아왔을 때 너무 기쁘고 고마웠다”고 말했다.

모두 교화가 되면 좋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거나 의무시간만 보내는 이도 많다. 하지만 인내를 가지고 대상자에게 먼저 마음을 열 수밖에 없다. 그는 “100명 중 10명만 교화돼도 성공”이라며 “학생들은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데 어색함을 느끼지만 6개월만 지나면 목표를 찾아 변화하기 시작하기 때문에 꾸준히 마음을 열고 다가가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생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가정불화나 부모가 제 역할을 못할 때 학생들이 범죄에 많이 빠진다”며 “자녀의 보호관찰이 시작되면 부모들도 왜 아이가 사고를 쳤는지,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좌우명은 ‘생각하면서 살자’다. 대상자들이 어두웠던 과거에서 벗어나 다시 밝은 세상에서 살 수 있도록 고민해온 그의 삶을 반영한 것이다. 임 계장은 “일을 오래하면 매너리즘에 빠져 기계적으로 대상자들을 대하게 되는데 그럴 때는 그동안 사회로부터 받아온 혜택을 그들에게 돌려준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며 “대상자들이 보호 관찰소를 거쳐 새로운 인생을 만날 수 있도록 스스로 더욱 고민하고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