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티김밥 등 김 문화 홍보가
- “한식전파 고민하다 김 주목
- 하몽·푸아그라·학센 김밥 등
- 속재료 따라 무한 변신 강점
- 김밥타운·로컬김밥 구상 중”
“김이 하찮은 식재료라고요? 수백 가지 요리가 가능합니다.”
 |
| 김락훈 김 요리 전문 셰프는 “가장 창조적인 활동이라고 할 수 있는 요리를 통해 늘 새로운 도전을 하면서 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용우 선임기자 |
김의 인기가 높아질수록 바빠지는 사람이 있다. 바로 국내 유일의 김 전문 요리 김락훈(47) 셰프다.
김은 올해 참치를 제치고 국내 수산물 수출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연내 처음으로 수출 5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김 셰프는 농협 식품홍보대사, 해양수산부의 김맥데이 등 각종 행사에도 초청받은 데 이어 얼마 전에는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 봉송 주자로도 뛰었다. 지난 15일 김 셰프를 그의 연구소이자 다이닝 공간인 서울 도곡동 락앤파티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김 씨는 요리사라기보다는 문화 홍보가다. 전 세계를 다니며 이벤트를 열고, 파티김밥을 비롯한 김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많고 많은 식재료 중에 왜 하필 김이냐고요? 제가 김씨 아닙니까.”
농담처럼 말했지만 실제로 전남 영광에서 김 양식을 처음 시작한 사람의 자손이라며 뿌듯해했다. “제가 해외 생활을 많이 했어요. 해외를 다녀보며 정말 많은 음식과 식재료를 접하게 됐는데 한식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식재료가 뭘까 고민을 해봤습니다.”
그러다 그는 남들이 주목하지 않았던 김에 관심을 갖게 됐다. 김은 어디에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식재료이면서 다양한 현지의 식재료를 넣어서 밥과 함께 싸면 훌륭한 로컬 푸드가 된다. 스페인에 가면 하몽 김밥을 만들고 프랑스에 가면 푸아그라 김밥, 독일에 가면 학센 김밥을 만드는 식이다. 김밥은 속재료에 따라 맛과 모양을 무한 변신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거기다 김밥은 어머니의 온정이 담긴, 한국의 문화와 스토리가 있는 음식이다.
그러나 사람들의 인식은 여전히 낮다. 그가 성화 봉송 주자로 뛰었다는 기사에는 “김밥에 셰프 붙이는 게 말이 되냐?” “김밥 셰프? 붕어빵 셰프도 있겠네” 등등 악플도 달렸다.
“그만큼 아무나 쉽게 만들 수 있는 음식이 김밥인 탓이겠죠. 그러나 그 김밥에 콘텐츠를 불어넣고, 세계화하는 작업을 이제 많은 사람이 알아주기 시작했습니다.”
해외에 가면 그는 ‘스시’가 아닌 ‘김밥’이란 단어를, ‘노리’ 대신 ‘김’이라는 단어를 각인시키기 위해 ‘김 셰프’라는 자신의 이름을 수없이 외친다. 그 덕분에 ‘김밥은 일본 음식’이라는 인식을 많이 바꿀 수 있게 됐다고 한다.
단국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동국대 MBA(경영학석사)를 딴 뒤 투자업체에서 일하던 그였지만 한때 경험한 요리에 대한 열정을 잊지 못해 돌연 요리계에 입문하게 된다.
“대학 졸업 후 무일푼으로 떠난 유럽에서 2년간 일식집 주방 보조를 하며 지냈던 기억이 항상 마음속에 남았다”면서 “가장 창조적인 활동이라고 할 수 있는 요리를 통해 늘 새로운 도전을 하면서 살고 싶었다”고 했다.
그렇게 뒤늦게 요리에 뛰어든 그는 한식 양식 중식 일식 등 모든 자격증을 섭렵하고, 와인 사케 녹차 등의 전문가가 됐다. 2014년 세계 3대 요리대회 중 하나인 ‘룩셈부르크 요리월드컵’에서 개인전과 단체전 동메달을 획득하며 이름을 알렸다.
김 셰프가 새롭게 준비하는 작업은 두 가지다. 김밥이라는 종합 콘텐츠를 담은 소통공간 ‘김밥타운’을 만드는 것, 그리고 푸드트럭을 활용한 전국의 ‘로컬 김밥 프로젝트’다.
김 셰프는 “전국에 김밥 매장을 내는 대신, 푸드트럭으로 전국 곳곳을 다니며 포항 과메기, 제주도 양하 등 현지에서만 나는 특산물을 활용해 김밥을 만들고, 팜 파티를 하는 사업을 구상 중이다. 이를 위한 사회적기업도 만들었다”며 “청년 창업자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그 주인공이 되게 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