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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여건보다 아이템·방향 잡는 것이 더 중요”

우주인서 CEO로 변신 고산 에이팀벤처스 대표

  • 김태경 기자
  •  |   입력 : 2017-10-29 18:52:16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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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귀국 후 미국서 공부
- 미랜 과학기술·혁신주도 확신
- 청년창업 돕는 법인 설립계기
- 3D프린터 제작업체 시작
-  “부산 해운항만분야 창업을”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인’에서 ‘우주인 예비 후보’로, 그리고 지금은 ‘벤처사업가’로. 고산(41) 에이팀벤처스 대표만큼 인생 역정이 다채로운 인물도 흔치 않다.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에이팀벤처스에서 벤처사업가로 변신한 고산 대표를 만나 그가 새롭게 도전장을 던진 3D 프린팅 사업과 창업 지원 프로젝트 등에 관해 얘기를 들었다.

   
고산 에이팀벤처스 대표는 “팹랩 서울에서 창업자는 미국 MIT 화상수업을 통해 역량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용우 기자
먼저 ‘우주인 도전 이후’를 묻는 질문에 그는 “러시아에서 귀국한 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2년간 근무하면서 정책공부를 하고 싶어 미국 하버드 대학 케네디 스쿨에 지원해 합격했다”며 “케네디 스쿨에 가기 전, 실리콘밸리에 있는 싱귤래리티 대학에서 10주 과정 연수를 받으면서 미래로 가는 길이 과학기술과 혁신주도라는 점에 확신이 생겼고, 겨울방학 때 귀국해 청년 창업을 돕는 비영리법인인 타이드 인스티튜트를 설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타이드 인스티튜트 설립 후 그는 국내에서 첫 창업대회를 연 것을 시작으로 전 세계를 다니며 창업대회를 열면서 싱귤래리티 대학과 같은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에 갔던 2010년, 미국에서는 제조업 기반의 하드웨어 벤처 창업이 붐을 이뤘다”며 “모바일 다음은 하드웨어 창업이라는 생각에 서울 종로구에서 타이드 인스티튜트를 시작해 ‘메이커 스페이스’인 팹랩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팹랩’은 제조 연구실(fabrication laboratory)의 줄임말로, 공공도서관을 이용하듯 누구나 찾아와 3D 프린터 등 각종 디지털 장비를 이용할 수 있는 제조 플랫폼이다. 특히 ‘팹랩 서울’에서는 미국 메사추세스공대(MIT)와 직접 화상수업을 하면서 새로운 역량을 지속적으로 향상 시킨다.

창업을 지원하면서도 그는 3D 프린터 제조 및 온라인으로 주문을 받아 3D 프린터로 제작하는 ‘온라인 온 디맨드 제조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이팀벤처스를 2015년에 설립했다. 에이팀벤처스는 시제품 제작을 하면서 창업자들과 이를 생산해줄 수 있는 업체를 연결해주는 중개 서비스로도 업무 영역을 확장했다. 고 대표는 현재는 회사일에 전념하기 위해 올해 초 타이드 인스티튜트 이사회를 열어 타이드 인스티튜트 대표직을 현 황동호 대표에게 물려줬다.

에이팀벤처스는 얼마 전 홍콩에서 열린 ‘글로벌 소시스 컨슈머 전자전시회(홍콩 추계 전자전)’에서 자사의 3D 프린터와 사물인터넷(IoT) 장비를 결합시킨 원격제어 장치를 선보여 홍콩 IoT 협회와 양해각서(MOU)를 교환하는 등 해외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고 대표에게 투자 유치 문제에 관해 물었더니 “국내에서도 벤처캐피털(VC) 생태계가 자리 잡아가고 있다”며 “외국계VC들이 초창기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기 시작한 것이 자극이 돼 국내 VC도 모험적인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고향이 부산인 고 대표는 어린 시절 서울로 이사를 와서 부산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았지만 친척들이 여전히 부산에 살고 있어 애정이 각별하다. 강연을 자주 다니지 않는 편인데도 올해 초 부산대에서 강연 요청이 오자 곧바로 달려갔다.

고 대표는 “부산에서 창업을 한다면 해운 항만 물류 분야를 권하고 싶다”며 “창업여건에 대해 지방과 서울을 구별해 생각하기보다는 창업 아이템과 방향부터 자리를 잡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고 대표는 아울러 “부산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언제든지 달려가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김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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