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산부 진료·분만 영역 넘어
- 출산준비·뇌발달 태아교육 등
- 체계적인 과정 거쳐 졸업식
- 엄마끼리 커뮤니티 만들어
- 정보 공유·동아리 활동도

풍요와 수확을 상징하는 10월은 보건복지부와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저출산 시대를 맞아 출산을 장려하고 임산부를 배려하자는 취지로 제정한 임산부의 날(10일)이 있는 달이다. 부산 동구 좋은문화병원(병원장 문화숙)은 임산부 진료와 분만이라는 전통적인 산부인과 영역뿐 아니라 임신 및 출산 준비, 태교, 육아교육 등 비의학적 영역에도 적극적이다.

좋은문화병원의 엄마학교 1기 졸업파티에 참석한 졸업 생들이 학사모를 던지며 자축하고 있다.

이 병원은 ‘엄마학교’를 운영하며 최근 1기 졸업생을 배출했다. 교육 과정은 ▷입학식 ▷뇌 발달 태교 특강 ▷영어·음악 태교법 ▷산부인과 전문의 특강 ▷히프노틱 명상출산법 등의 출산 특강 ▷부부 출산리허설 ▷태아발달심리학 특강 ▷신생아 돌보기와 두뇌발달 육아 노하우 ▷졸업식 등 9개 프로그램으로 이뤄졌다. 주제별 단기교육에서 벗어나 체계적인 교육 과정을 갖춘 게 특징이다. 예비부모 교육을 마친 수강생들은 졸업 가운과 학사모를 착용하고 졸업파티에 참석해 학사모를 던지는 세리머니를 하며 대학 졸업 못지않은 기쁨을 나눴다.

앞서 이 병원에 설치된 LTC임산부지원센터에서는 출산 플래너가 전담제로 산모가 분만할 때까지 1 대 1 맞춤 상담과 지원을 하고 있다. ‘예교원’이라는 임산부교육원을 별도로 운영하며 출산과 육아에 관한 올바른 정보와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올해로 8회째를 맞는 임산부 독후감 공모전은 독서 태교 효과를 알리고자 시작된 전국에서 유일한 행사다.

이런 다양한 교육 지원과 행사가 추구하는 방향은 한 가지. 출산은 아프고 두렵고 육아는 힘들다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다. 부모 대부분은 출산에 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진 채 긴장하고, 육아는 부모의 희생으로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면 이제는 새로운 가족을 맞이하는 설렘과 기다림으로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준비된 부모가 되자는 뜻이다. 이 병원 구자성 기획실장(산부인과 전문의)은 20일 “임산부들의 교육 참여 활동이 중요한 이유는 건강한 모체로부터 건강한 아이가 태어나고 배 속에 있을 때부터 진정한 육아와 교육이 시작되고, 출산 전후의 환경이 아이의 성장과 발달에 중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며 “목표는 단순히 아기를 무사히 잘 낳자가 아니라 소중한 엄마가 되는 것, 임신과 출산을 계기로 가족이 더 행복해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병원 측은 이런 교육을 통해 출산의 기쁨과 육아의 감동이 출산율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임산부의 반응도 뜨겁다. 예교원 교육 기수별로 합창단을 모집해 임신을 준비하는 ‘예비맘’을 대상으로 공연하고, 교육생들끼리 살사·룸바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영어와 음악을 이용한 태교법 강좌, 출산 경험자의 진통 극복 노하우 토크쇼 등을 통해 즐겁고 편안한 마음으로 출산할 수 있게 돕고 있다.

이 병원 예교원 임산부 교육을 받으며 둘째까지 출산한 하주영(여·31) 씨는 “출산과 육아에 관해 미리 배운 것도 도움이 됐지만 무엇보다 함께 교육받고 비슷한 시기에 출산한 엄마들끼리 커뮤니티를 만들어 정보를 공유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