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춤꾼들 적극적 참여와
- ‘선택과 집중’이 성공요인

- 내년 교육체험관 건립 추진
- 장기공연 위한 시스템 개선
- 무대·연주 인력 보강 절실

국립부산국악원의 ‘2017 영남춤축제- 춤, 보고싶다’로 지역 전통춤계가 들썩였다. 부산국악원은 내년 개원 10년을 앞두고 8월 26일부터 9월 23일까지 지역 특성을 강조한 춤 페스티벌을 한 달간 열었다. 공모를 통해 개인무용단과 프로젝트 무용단이 유파별 전통춤과 신전통춤 레퍼토리를 펼치고 전통춤과 창작춤 워크숍, 영남춤학회 학술 세미나, 부산무용협회의 시민대동춤배우기 등을 열었다. 부산국악원 서인화(55) 원장을 만나 그간의 소회를 들었다.

국립부산국악원 서인화 원장은 “‘2017 영남춤축제’가 부산 전통춤계의 적극적인 지지와 주인 의식 덕분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부산국악원 개원 이래 장기간 여는 첫 축제라 큰 욕심은 없었는데, 지역 전통 춤꾼들이 모두 주인 의식을 갖고 열띤 성원을 해주셔서 감동했습니다. 무대 위에서 영남 춤이 가지는 특색을 찾으려는 실험적인 움직임을 봤고, 객석 점유율이 평균 80%를 웃돌 정도로 관객도 많았어요. 부산국악원이라는 공공단체는 행사를 열어드리고 뒤로 빠지는 것이 미덕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실현된 바람직한 모습이었습니다.”

서 원장은 영남춤축제의 성공 요인으로 ‘선택과 집중’을 꼽았다. “올해 영남춤축제는 잇따른 무용과 폐과로 침체된 지역 춤계에 활력을 불어넣자는 목적에 집중했어요. 영남춤축제가 끝난 뒤 참가자 좌담회를 열어 다음 행사에 보완할 점도 들었습니다. 대중을 위한 홍보가 부족했고, 동래야류나 수영야류를 선보여 원로 춤꾼을 조명하는 등 ‘세대별’ 영남춤을 선보일 필요가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서 원장은 격년제로 열 계획이던 영남춤축제를 매년 열거나, 영남국악축제를 신설해 연계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다. 문제는 ‘인력’이다. 부산국악원은 부산이라는 도시 규모와 객석 수, 공연 수요에 비해 무대 인력, 연주 단원이 부족하다. 지난해 부산국악원 공연횟수는 343회(관객 10만5415명)로, 국립국악원(서울)의 공연횟수(384회·관객 17만2620명)와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국립국악원 공무원은 91명인 반면 부산국악원 공무원은 22명에 불과하다. 이는 민속국악원(전북 남원)과 남도국악원(전남 진도)이 지난해 159회(관객 4만2908명)와 64회(관객 2만3342명) 공연을 하고, 각각 인력이 26명과 25명 근무하는 것과 비교해 적은 편이다. 즉, 공연 횟수와 수요는 서울과 유사한데 인력은 남원과 진도 수준인 셈이다. 또 부산국악원 소속 기악단과 성악단, 무용단의 연간 출연 횟수(46.8회)도 국립국악원(25.6회), 민속국악원(29.7회), 남도국악원(36.6회)에 비해 많아 증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서 원장은 “직원 복지를 생각하면 우리 국악원에서 축제 개최가 어렵다. 부산국악원에는 20~40대 직원과 단원이 많은 편인데 이들이 상당한 헌신을 한 덕분이다. 다행히 내년 무대 안전 인력을 1명 확충하는데, 국비를 더 늘리기보다 인원을 증원하는 것이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개원 10년을 맞는 부산국악원은 아시아 태평양 전통공연예술 교류와 연수를 위한 ‘교육체험관’ 건립 용역을 추진한다. 또 지난해 창작해 전국에서 호평 받은 국악극 ‘대청여관’을 대극장 버전으로도 만들어 상연하고, 2015년 시작한 부산 대표 상설공연 ‘왕비의 잔치’ 시즌4를 제작한다.

서 원장은 “왕비의 잔치는 시즌마다 구성을 달리하거나 영상을 도입하는 등 업그레이드를 하며 국내외 관광객의 대중성을 확보했다. 뮤지컬 ‘캣츠’처럼 글로벌 킬러 콘텐츠로써 적어도 10년간 장기 공연할 수 있도록 공연 시스템 개선에 중점을 둘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 원장은 국립국악원과 국립민속국악원 학예연구사, 학예연구관 등을 거쳐 2013년 8월부터 국립부산국악원장을 맡고 있다.

최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