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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핍한 삶 기니 아동에 20년 모은 1억 전한 도선사

전국 첫 도선사 출신 아너소사이어티 안창수 씨

  • 국제신문
  • 이승륜 기자
  •  |  입력 : 2017-09-15 19:40:53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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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년간 외항선 선원 재직
- 개도국 아동 고통 참상 목격
- 도선사된 후 매달 저축해
- 기니지역 학교 건립에 기부

서아프리카 시에라리온과 라이베리아에서 전쟁이 발발하고 피란민·반군까지 기니의 국경에 몰리자 기니에 사는 아이들이 카카오 농장으로 끌려와 학대를 받았다. 우리가 맛있게 먹는 초콜릿 하나를 만들기 위해 열 살도 안 된 아이들이 혹사당했다. ‘나쁜 초콜릿’이라는 책은 서아프리카 국가들의 계속되는 내전이 기니에 살던 한 어린이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든 사연을 절절하게 전해 화제가 됐다.
   
신정택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과 안창수 명예도선사(왼쪽부터).
안창수 명예도선사는 이처럼 가난과 전쟁으로 고통받고 있는 기니의 아이들을 위해 학교를 건립하려고 1억 원을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전국 최초로 도선사 출신의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부산에서 탄생한 것이다.

아너소사이어티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진행하고 있는 대표 모금 사업이자, 이 사업에 참가하는 고액 기부자의 모임이다. 2007년 12월부터 사업이 시작됐으며, 1억 원 이상을 기부하거나 5년 내 1억 원 기부를 약정하면 참가할 수 있다. 그는 부산에서 127번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다.

안 씨는 지난 20년간 도선사로 일하며 ‘언젠가는 어려운 이들을 돕겠다’는 다짐을 했고 이번 아너소사이어티 가입은 자신과의 약속을 실천한 결과다. 지난해 3월 인천항 도선사를 퇴직한 그는 그 동안 모은 돈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기로 하고 기부처를 물색했다. 이후 그는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방문해 아프리카 기니지역 학교 건립에 써달라며 지원금 1억 원을 기탁했다.
경남 밀양 출신의 안 씨는 학업을 위해 부산으로 홀로 유학 와 부산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한국해양대에서 외항선 선장을 목표로 공부했다. 대학 졸업 뒤 그는 20여 년간 배를 타고 세계 곳곳을 누볐다. 그러다 그는 1995년 인천항에 정착해 도선사의 길을 걷게 됐다. 도선사는 도선법에 따라 배들을 안전하게 정해진 해로로 인도하는 전문가다.

안 씨가 거금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결심한 것은 외항선을 탔던 20년 전 지구 반대편의 개발도상국 아이들이 경제적으로 궁핍한 탓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목격한 게 계기다. 당시 그는 언젠가 힘든 아이들을 돕겠다는 각오로 매달 30만 원을 저축해 도선사로 근무하는 20년간 돈을 모았다.

그는 “배를 타고 여러 나라를 다니며 개발도상국 어린이들이 제대로 먹고 배우지 못하면서 노동력을 착취당하는 사례를 많이 봤다”면서 “큰돈은 아니지만 조금씩 매달 모아 아이들이나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에 학교를 건립하는 데 1억 원을 희사하게 됐다.

안 씨는 향후 학교가 건립되면 기니를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학생들에게 책을 읽어주거나 공부를 가르쳐 주는 등 다양한 봉사활동도 할 계획을 하고 있다. 안 씨는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이라는 성경 구절을 좋아한다. 나눔은 오늘이 끝이 아니라 남은 시간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꾸준한 나눔 실천을 다짐했다.

신정택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은 “안 씨의 뜻에 따라 힘들고 어려운 아이들을 위해 기부금을 사용하겠다”며 “부산 아너소사이어티 회원들은 올바른 나눔 문화 확산을 위해 기부와 함께 전국에서 유일하게 매달 정기봉사를 하고 복지시설 아동을 대상으로 멘토링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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