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하철로 부산여행’ 저자
- 10월 네 번째 개정판 출간

- SNS커뮤니티 회원 4만여 명
- 여행후기 올리며 큰 홍보효과
- “부산 교통망·쇼핑환경 탁월
- 야간 셔틀버스 운행 늘려야”

“외국인을 위한 한국 여행책 대부분이 서울을 기점으로 하고 있어요. 부산도 전국 어디든 여행할 수 있는 출발점으로서 손색없다는 점을 알려주고 싶어요.”

헬레나 씨는 “송도 해상케이블카 탑승 후기를 온라인에 올렸는데, 6000회 이상의 조회와 탑승권 인증샷이 올라와 홍보 효과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김성효 기자

지난 8일 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고개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대만인 작가 헬레나(Helena·여·36) 씨는 부산 여행서적 ‘지하철로 부산여행’을 내게 된 이유를 이같이 말했다. 이 책은 2012년 처음 발간된 이후 매년 개정판을 내고 있으며 현재까지 대만뿐 아니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홍콩 등지에서도 총 1만5000부가 팔렸다. 이날은 네 번째 개정판 취재를 위해 부산을 들렀다가 짬을 내 인터뷰를 갖게 됐다. 그는 “이번엔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다대포해수욕장을 비롯해 부산지역 해수욕장 7곳을 모두 둘러본다는 목표로 3주가량 머물고 있다”며 “도시철도 다대포선과 동해남부선이 개통되면서 지역 전반적으로 접근성이 상당히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헬레나 씨는 외국인 관광지로서 부산의 강점은 편리한 대중교통이라고 강조했다. 가이드북 테마를 ‘지하철로 하는 여행’으로 잡은 것도 이 때문. 먼저 복잡한 서울보다 노선이 적어 알아보기 쉽고, 다른 도시와 비교했을 때도 도시철도가 구석구석 잘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또한 외국어 음성안내나 병기도 잘 돼 있어 언어에 대한 부담을 떨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부산은 지역 내 대중교통뿐 아니라 공항 항구 기차역 등으로 이어지는 국내외 교통연결망도 잘 갖춰져 있다”며 “부산여행 가이드북을 매년 새롭게 만드는 동시에 부산을 기점으로 하는 한국 여행서적을 구상하게 된 이유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만 관광객이 손꼽는 부산 관광지 ‘부산경마공원 빛 테마파크’ 접근성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보였다. 일루미아 특성상 야간에 관람이 가능한데, 이때는 경마공원 셔틀버스도 끊기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찾아가려면 도시철도와 버스를 몇 번이고 갈아타야 한다며 어려움을 전했다. 그는 “대만 사람들이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해서 일루미아와 같이 화려한 경관을 선호한다”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접근성을 조금 더 개선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헬레나 씨는 여행 작가로 활동하는 한편 대만 이용자 중심의 SNS 커뮤니티 ‘부산 자유여행 먹고 마시고 놀기’의 공동 운영을 맡고 있다. 지난 2월 개설한 이 커뮤니티는 부산 여행 정보 및 의견 교류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는데, 현재 회원 수가 4만6000명이 될 정도로 폭발적인 관심을 모으면서 바이럴 마케팅 효과도 거두고 있다. 헬레나 씨가 지난 6월 부산관광공사 초청으로 송도 해상케이블카 탑승 후 영상과 후기를 올리자 6000회 이상 조회와 회원들의 탑승권 인증샷이 잇따라 올라오면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린 것이다.

그는 커뮤니티 회원의 사례를 들며 부산의 편리한 쇼핑 환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 회원이 유명 글로벌 브랜드의 운동화 신제품을 구매하고 싶은데 대만에서는 출시되지 않아 부산에 당일치기로 쇼핑을 왔었다는 것이다. 서울이나 좀 더 가까운 도시도 있는데 왜 부산까지 왔는지 물어보자 헬레나 씨는 그 회원과 바로 SNS 대화를 시도해 이유를 설명해줬다. 헬레나 씨는 “당시 부산행 항공권이 다른 도시보다 저렴했고, 우리 커뮤니티에서 자주 언급되는 광복동이나 서면 등 쇼핑 번화가가 익숙한 것도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며 “나 역시 부산에도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패션·뷰티 브랜드가 모두 갖춰져 있어 쇼핑 때문에 굳이 서울로 갈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만의 배송회사에서 근무하다 2009년 처음 한국에 오면서 인연을 맺은 헬레나 씨는 이후 여행 작가로 전업하면서 부산, 대구, 서울 가이드북을 출간했다. ‘지하철로 부산여행’은 현지 일부 인터넷 서점에서 완판을 기록할 정도로 주목받고 있으며, 오는 10월 네 번째 개정판 출간을 앞두고 있다. 부산관광공사와는 현지 관광설명회에 참여하는 등 지역 관광 콘텐츠 홍보 등에 대한 업무협의를 진행 중이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