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아이디어·IT 결합 기술로
- 혁신하는 글로벌 금융 지향하면
- 은행 지점 축소로 비용감소 효과
- 금리 인하로 가계부채도 절감
- 부산 인터넷 은행으로 눈 돌려야

금융과 IT기술의 융합을 통한 금융서비스나 산업의 변화. ‘핀테크(FinTech, 금융과 기술의 합성어)’의 사전적 의미다. 금융의 4차 산업혁명을 이끌 핵심 분야로 꼽힌다. 피노텍 김우섭 대표는 16일 서울 여의도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학계에서 규정되는 핀테크의 의미를 거론하면서 “금융에 IT가 아니라 아이디어를 결합한 것이 핀테크다. 핀테크는 혁신적인 것이다. 은행과 고객의 만족도가 지금보다 10%, 20%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5배, 10배이상 나아지는 혁신이 핀테크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보조적 수단으로 IT기술이 필요한 것이다”고 정의했다. 김 대표가 운영하는 피노텍은 우리나라 시중은행 80%가량에 비대면 담보대출 기술을 제공하는 등 비대면 금융 솔루션 분야의 핀테크 선두 기업이다. 한국핀테크산업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김 대표는 인터뷰 내내 ‘핀테크 전도사’로 직감할 수 있을 만큼 핀테크가 열어갈 미래금융에 대한 확신이 가득했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은 핀테크에 대한 관심이 낮은 우리나라 금융기관들에 대한 안타까움도 컸다.

김우섭 피노텍 대표는 “핀테크 기술을 은행업에 도입하면 지점 축소로 단순 일자리는 감소하지만, 전문 상담 일자리가 생겨난다”고 강조했다. 이용우 기자

김 대표는 “그동안 우리 은행은 관치를 통해서 쉽게 유통마진을 얻어 성장해왔다. 하지만 이제 그런 시대는 지났다. 우량기업들은 돈을 안 빌리고, 불량기업에 대한 대출은 리스크가 크다. 그래서 은행들이 생존을 위해서 가계대출만 늘리고 있는 것”이라고 우리나라 금융 산업을 진단했다. 그러면서 “핀테크 기술을 적용해 스스로 혁신하면 전 세계를 상대로 하는 글로벌 은행이 될 수 있다”고 국내 은행의 각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일찌감치 해외 시장에 눈을 돌려 세계 1위 기업으로 성장했고, 우리 건설 업체도 해외 시장 개척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그런데 우리 은행들은 국내 영업에만 목을 매고 있다. 은행들이 국내 고객만 상대하지 말고, 세계 시장을 노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자리 감소 등 핀테크 기술 도입에 따른 부작용 우려에 대해서도 “은행 지점 축소로 단순 일자리는 줄겠지만, 전문 상담 등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난다”고 설명했다. 또 핀테크가 서민경제 살리기에 직접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고도 했다. 김 대표는 “시티은행이 핀테크 기술을 도입해 지점을 100개 줄인다고 하는데 지점의 1년 운영비가 대략 30억 원이다. 100개면 3000억 원을 절약할 수 있고 이를 가계 대출 금리를 낮추는 데 이용한다고 생각해보자. 가계부채 1400조 시대에 가계 대출 이자율이 1%만 낮아져도 14조 원의 가계 부담이 줄어든다. 통신비 낮추는 것보다 훨씬 더 서민경제에 이익 아니냐”고 반문했다.

경기도 수원 출신인 김 대표지만 부산 금융중심지 발전에도 관심이 많았다. 피노텍은 부산은행이 주도하는 BNK핀테크 발전협의회 회원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김 대표는 부산이 금융중심지로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서도 핀테크 기술을 앞세워 세계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지금 부산 금융중심지의 전략은 서울의 파이를 나눠먹거나 혹은 뺏어오겠다는 것 아니냐. 결국 제 살 깎아먹기다”며 “서울을 뒤따라가는 전략으로는 결코 서울을 앞설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유럽에서 가장 먼저 인터넷뱅크를 도입해 비약적인 성장을 한 덴마크의 단스케뱅크를 예로 들면서 “보다 혁신적인 것을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 은행이 국내에서 서로 경쟁하는 시대는 끝났다. 내년에 스타벅스나 구글이 은행을 한다고 하면 우리나라 은행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나. 부산의 금융서비스를 전 세계가 모바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부산뱅크’를 만들어야 한다. 국제금융중심지가 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글로벌 금융서비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