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이 요구에 맞춰 이색도전
- 뽀로로 제치고 '초통령' 등극
- 미디어 크리에이티브로 명성
- 광안대교 사랑하는 부산맨
"나이 든 허팝의 모습이 안 그려진다고요? 백발로 죽는 순간까지 캠코더를 내려놓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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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팝 씨는 어린이들에게 꿈과 도전 정신을 심어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나이에 맞게 진화되는 캐릭터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이용우 기자 |
바야흐로 1인 미디어 전성시대다. 대도서관, 캐리, 씬님, 밴쯔… 이런 수많은 이름이 익숙지 않다면 지나가는 어린이를 붙잡고 물어봐도 좋다. 그중에서도 빠지지 않을 이름이 허팝이다.
실험과 놀이의 경계를 넘나드는 황당한 도전들을 영상에 올리면서 명성을 얻었고 구독자 150만 명을 보유하는 연예인급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의 실험은 지우개똥으로 커다란 뱀을 만든다거나 티셔츠를 100장 겹쳐 입어 본다든가 '라이프 스트로우'로 흙탕물을 먹어본다든가 하는 식이다. 유튜브를 통해 뽀로로를 제치고 '초통령(초등생들의 대통령)'으로 등극한 허팝(본명 허재원·29) 씨를 지난 17일 서울 홍대 앞 다이아TV스튜디오에서 만났다.
그도 처음엔 이 일이 돈이 될 거라고, 직업으로 삼을 수 있다고는 생각지 못했다. 초중고교(수미초, 광안중, 남일고)를 모두 부산에서 나온 허팝은 대학 졸업 후 명확한 진로를 찾지 못해 방황했다. 딱 2년만 돈 벌어 호주로 이민 간다는 목표로 쿠팡맨(택배기사) 일을 시작했고, 마음껏 영상이나 찍어보자는 생각에 밤이면 영상을 찍어 올렸다.
처음에 잘될 리가 없었다. "조회 수가 10도 안 나왔어요. 그중에 3번은 제가 본 거고요. 딱 한 명이 봐줘도 신기하고 고마워서 댓글을 남겼었죠."
그러다 허팝이 뜬 데는 허니버터칩의 숨은 공로가 있었다. "허니버터칩이 별로 알려지지 않았을 때 친구가 새로 나온 과자를 한번 먹어보라고 했어요. 그래서 허니버터칩 먹방을 찍어 올렸는데 이게 허니버터칩 인기를 타고 조회 수 가 5000이 넘은 거예요. 어찌나 신기하던지."
그러던 중 영상을 보고 CJ E&M에서 연락이 왔다. "처음엔 사기인 줄 알았어요. 로또 맞은 기분이었죠." 그렇게 그는 본격적으로 크리에이터의 길로 들어섰다.
가장 기억에 남는 도전은 '10m 물풍선 수영장' 만들기였다고. 그런데 이런 이벤트를 한 번하고 나면 환경오염이다, 돈은 어디서 났냐 등등 악플도 달린다. 그래서 안내 문구를 넣고 사소한 것까지 조심하게 된다고.
그는 도전이 실패하면 어린이들이 너무 실망을 해서 올리기가 겁난다고 했다. "외국 사람들은 실패해도 박수치고, 멋진 도전이었다고 댓글 남기는데 우리 어린이들은 실패하면 실망한 댓글이 엄청나요. 어린이들 사이에서도 성공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자리 잡힌 것 같아서 안타까워요. 어린이들에게 도전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얘기하고 싶어요."
나이가 들어서도 이 일을 계속할 거냐는 질문에 그는 단호하게 "그렇다"고 말한다. "물론 언제까지나 짱구 같은 캐릭터일 순 없죠. 아빠가 되면 아내가 장 보러 간 사이 아이들과 함께 벽에 낙서해보는 영상을 찍고, 할아버지가 되면 손자들과 계속 찍을 것"이라면서 "다만 나이에 맞게 캐릭터는 계속 진화해 가지 않겠느냐"고 그는 말했다.
1인 미디어 시장도 이미 레드오션이 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그는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조언했다. "처음부터 올인하기보다는 하나하나 해보고 조회 수도 늘고, 기대만큼 수익도 생기고 하면 그때 전업으로 삼는 게 좋을 듯합니다. 처음부터 비싼 캠코더랑 장비 사서 올인했다가 실패한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
부산 청년으로서 자부심은 여전하다. 한동안 그의 동영상 마지막은 꼭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한 화면으로 장식했다. 광안리 출신인 그의 부산 사랑이다.
"서울 친구들에게 부산 가면 꼭 광안대교 가보라고 해요. 광안대교가 부산의 상징 아닌가요?"라고 멋쩍게 웃었다.
꼭 해보고 싶은 도전을 물어봤다. "우주에 가 보는 거예요." 머지않아 우주선을 타고 재미있는 실험을 하는 허팝의 영상을 만나볼 수 있을 듯하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