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인 일자리 창출에 힘쓰는
- 일반 기업 장애인표준사업장
- 지원되는 예산 턱없이 모자라
- 정부·지자체 많은 배려 필요
"장애인들이 편하게 일할 수 있는 일자리가 더욱 많이 늘어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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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장애인표준사업장연합회 유삼주 회장은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힘쓰는 업체에게 정부와 지자체의 배려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서순용 선임기자 |
부산에 위치한 LED 조명 제조업체 오상엠엔이티의 유삼주(48) 대표는 최근 중책을 맡았다. ㈔전국장애인표준사업장연합회 제3대 회장에 선임된 것이다. 연합회는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힘쓰고 있는 장애인표준사업장들이 결성한 단체로 회원 업체가 270여 곳에 달한다. 유 회장은 "아직 장애인표준사업장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족하다. 장애인 고용 확대를 위해 장애인표준사업장의 취지를 널리 알리고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 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오상엠엔이티는 2013년 LED 조명 업체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장애인표준사업장 인증을 받았다. 그동안 장애인 일자리는 식품공장, 문구, 세탁물공장, 의류 등 단순 노무직에 국한됐다. LED는 첨단 신성장산업이라는 점에서 종사자는 다양한 경험과 축적한 기술을 살려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다. 오상엠엔이티의 장애인표준사업장 인증이 주목을 받는 이유다. 오상엠엔이티는 생산직과 연구직, 영업직 등에 모두 장애인을 고용하고 있다. 직원 40명 중 18명이 장애인이고, 회사의 핵심 인력 중 한 명인 기술이사 역시 지체장애 3급의 장애인이다. 장애인 직원 중 중증장애인만 14명에 달한다. 유 회장은 "2012년 지인의 소개로 장애인 2명을 고용한 것이 시작이 돼 오늘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장애인을 많이 고용하고 장애인표준사업장 인증까지 받았지만 정작 정부나 지자체로부터 받는 지원은 턱없이 부족했다. 유 회장은 "대부분 장애인표준사업장은 큰 덕을 보기 위해 표준사업장 인증을 받는 게 아니다. 장애인 고용이라는 공익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러나 보다 많은 기업이 장애인을 고용하기 위해서는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오상엠엔이티는 부산 기업이지만 LED 조명 대부분은 부산시가 아닌 세종시에 납품하고 있다.
유 회장은 장애인표준사업장이 중증장애인기업 등과 같은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중증장애인 생산품 우선구매제도 등 중증장애인 기업이나 사회적기업을 위한 배려가 많다. 그러나 똑같이 장애인을 고용하고 있는 장애인표준사업장은 그런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면서 "장애인표준사업장에 대한 지원이 부족해 업체들이 사업장 인증을 꺼리게 되고, 결국은 장애인 고용 축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중증장애인기업협회는 연간 400억 원의 예산을 지원 받는 반면 장애인표준사업장연합회에 대한 지원 예산은 2억 원에 불과하다.
유 회장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년간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등 관련 부처를 쉴 새 없이 돌아다녔다. 관련 제도의 부당함을 알리고 공무원들과 설전을 벌이고, 때론 부탁을 하며 매달리기도 했다. 이런 유 회장의 노력은 최근 빛을 발하게 됐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3월 '2017년도 공기업·준정부기관 정부권장정책 지표 평가기준'을 마련했는데, 장애인표준사업장 생산품 구매 시 평가에서 가중치를 받는 항목이 신설됐다. 기존 평가에서는 중중장애인기업과 장애인기업, 여성기업 등의 생산품 구매 시에만 가점이 주어졌다.
유 회장은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에서 장애인표준사업장의 생산품을 우선 구매할 경우 업체들의 매출이 30~50%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매출이 늘면 자연스럽게 장애인 고용이 확대되는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 회장은 "장애인은 일반인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집중력이나 근무태도는 일반인보다 훨씬 낫다"면서 "일자리가 절실한 장애인들이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많은 기회가 주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