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 객관식 시험 폐지 예고
- 학생 발달단계·특성 등 고려
- 저학년은 말하기 위주 평가
- 고학년 수업 바탕 논술 시행
- 사고·학습 주도력 성장 기대

최근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4차 산업혁명시대에 맞는 창의적 인재 육성을 위해 지금의 정답찍기식 '사지선다형' 평가 방식을 바꾸겠다고 발표했다. 일부 학부모·교사의 우려에도 객관식 평가 폐지에 대한 그의 의지는 확고했다.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스스로 학습의 주인공이 되는 성장 중심 서술형 평가가 정착되면 학생들의 자기효능감과 행복지수가 높아질 것"이라고 장담했다.

김 교육감은 9일 인터뷰에서 "이미 2015년부터 학교별로 과정 중심의 평가를 확대한 결과 초등학교는 수행평가 비중이 60% 이상에 도달했다. '2015 개정 교육과정' 성취기준에 맞는 서술형 평가 문항도 개발했다. 올해 2학기부터 30여 개 시범학교를 운영해 객관적 평가 폐지에 따른 시행착오를 줄이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일부 교육단체가 기초학력 미달 학생 조사를 위한 대책을 주문하는데.

▶기초학력 진단을 위해 시행되는 진단평가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학업성취도 평가는 현재처럼 할 수 있다. 학교나 담임교사도 필요에 따라 평가원에서 개발한 신뢰도 높은 우수한 선다형 문항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학부모의 사교육 부담이 늘지 않을까.

▶초등학교 단계에서 서술·논술형 평가는 매우 기초적인 수준으로 시행된다. 별도의 사교육을 받지 않고 수업시간에 글쓰기를 익혀도 학년 수준에 맞는 평가에 충분히 적응할 수 있다. 서술형 평가는 정답이 무엇인지를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문제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이 무엇인지를 묻는 것으로 점수화하지 않는다. 그리고 문항에 대한 평가 기준은 교사가 정하는 만큼 사교육업체에서 맞춤형 수업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저학년생에게 서술·논술형 평가가 어려울 수도 있다.

▶초등학교 서술형 평가는 학생의 발달 단계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해 실시한다. 저학년의 경우 쓰기보다 말하기 위주로 평가를 하고 고학년이 될수록 자기 생각을 글로 쓰는 문제 비율을 높일 예정이다. 고학년이라도 고급 논술이 아니라 수업에 충실하면 누구나 풀 수 있는 수준을 출제한다.

-중학교의 평가방법과 달라 초등생이 중학교 진학 때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현재 모든 중학교에서 1학년 한 학기 동안 자유학기제를 시행하고 있다. 자유학기제 운영 학기는 지필 평가 대신 학생 참여 수업과 연계한 과정중심 평가를 하고 있다. 앞으로 중학교 1학년 전 과정을 자유학년제로 확대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어 중학교와의 연계는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이 초등학교 6년 동안 서술형 평가를 통해 사고력을 키우고 자기 주도적 학습력을 갖춘다면 중학교 평가방식이 초등학교와 달라도 적응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이번 결정으로 어떤 효과를 기대하나.

▶학생들이 자기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자기효능감과 행복지수가 높아질 것이다. 한 줄 세우기 경쟁으로 우리 학생의 학업 흥미도, 행복 지수, 학교생활 만족도 등이 최하위로 나타나고 있다. 이를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 모든 학생이 저마다의 주인공이 되는 성장 중심 서술형 평가가 정착된다면 학생들은 토론과 질문이 일상화된 수업 속에서 문제 해결력과 자기 주도적 학습력을 기르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교사 중심 수업에서 학생 참여 중심 수업으로 전환되고, 교사 중심 주입식 수업이 아니라 학생들이 주체가 되는 다양한 수업 방법으로 전환될 것이다.

정홍주 기자 hjey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