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항만·물류 전문인력에
- 수도권의 IT 기술 융합시켜
- 물류 자동화 플랫폼 등 구축
- 대학생에 소프트웨어 교육
- 지역인재 200명 채용계획도

"수도권에서 항만·물류 관련 인재를 찾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부산에서는 4차 산업과 연관된 항만·물류 소프트웨어(SW) 플랫폼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죠. 수도권의 IT 기술과 부산의 전문 인력이 융합된다면 어떤 시너지 효과가 날까요. 서울에 있는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하겠다고 결정한 가장 큰 이유입니다."

김재희 티투엘 대표는 "부산으로 본사를 이전해 수도권 IT기술과 부산 전문인력간의 시너지 효과를 거두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용우 기자

융합물류 SW 개발 업체인 티투엘(T2L·Trade To Logistics) 김재희(54) 대표는 2000년 회사 설립 이후 요즘 가장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17년간 서울에서만 운영해 온 회사를 올해 말까지 부산으로 옮기기로 했기 때문이다. 앞서 부산시는 지난 6일 티투엘을 포함한 비부산 기업 3곳과 지역 이전 및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3곳 중 순수 수도권 업체는 티투엘이 유일하다. 나머지 2곳은 경남에 본사를 두고 있다. 티투엘은 2009년 한국무역협회로부터 '100만 불 수출의 탑'을 수상한 임직원 30명 규모의 강소기업이다.

지난 15일 서울 중구 장충동 사옥에서 만난 김 대표는 부산 이전을 결심하게 된 배경부터 설명했다. "부산의 항만·물류·유통 인재들은 서울보다 전문화돼 있습니다. 그러나 해당 분야의 SW 플랫폼은 상대적으로 부족하죠. 대한민국의 물류 중심지인 부산에 SW와 스마트 기기가 결합된 '융합물류 플랫폼'을 구축할 것입니다. 지역 내 주요 대학들과도 산학 협력체제를 구축해 우수한 SW 개발자를 육성하는 등 지역경제 발전과 일자리 창출, 부산의 4차 산업 생태계 구축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김 대표가 언급한 '융합물류 플랫폼'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의미할까. 그는 "수출입 화주 등을 위한 자동화 서비스"라고 잘라 말했다. "문서 업무를 예로 들겠습니다. 지금은 수출 화주가 포워더(운송 주선인)에게 문서를 보낸 뒤 이 포워더가 다시 국적선사나 대리점에게 요청하는 방식 등으로 관련 업무가 이뤄집니다. 하지만 부산에 선적서류 자동화 플랫폼이 구축되면 그동안 복잡 다단한 방식이 간소화·신속화돼 물류 비용 등을 줄일 수 있습니다. 부산 이전 이후 사업이 안정되면 센텀지구를 중심으로 이 같은 자동화 시스템을 확장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티투엘 입장에서도 부산은 회사 성장을 위한 '기회의 땅'이 될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티투엘은 선적문서 자동화 사업 등을 담당하는 '다튜센터'(가칭)를 부산 이전 이후 센텀지구에 설립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2019년 7월까지 200명 안팎의 지역 인재를 채용한다는 것이 티투엘의 전략이다. 김 대표는 "사업이 확장되면 대학생을 위한 SW 실무교육에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본사 이전뿐 아니라 부산과 연관된 또 다른 과제도 안고 있다. 오는 22일 첫발을 내딛는 '부산IT융합포럼'(본지 지난 9일 자 14면 보도)의 부회장을 맡은 것이다. 그는 "고급 인재를 가장 많이 양성할 수 있는 분야는 SW산업이다. 부산의 SW 생태계 발전을 위해 포럼을 발족하게 됐다"며 "수도권에서 네트워크를 형성한 부산 연고 IT 기업들과 순수 수도권 업체들이 각자 필요한 콘텐츠를 교류하면서 관련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해당 포럼에 참여하는 기업 수는 현재 40개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참여 기업들의 사업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50개사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대표는 부산 해동고와 동아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했다. SI(system integration) 솔루션업체인 KCC정보통신 등을 거쳐 2000년 9월부터 티투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