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면 의료기관 주축으로
- 해외의사 초청 교육나서
- 지역경제 활성화 도모
- 해양수도만의 자원 찾아
- 의료와 관광 연계 힘써야

"30년 멀리 내다보고 부산 서면메디컬스트리트(SMS)에 의료관광의 씨를 뿌리겠습니다."

박효순 SMS 의료관광협의회장이 14일 인도 의사를 대상으로 메디컬에듀케이션투어리즘(의료연수관광)을 개척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지난달 SMS 의료관광협의회 회장으로 취임한 박효순(52) 누네빛안과 원장은 14일 이런 각오를 밝히며 올해 인도 의사들을 상대로 '메디컬에듀케이션투어리즘(의료연수관광)'을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메디컬에듀케이션투어리즘은 인도 의사들을 초청해 의료 세미나를 열어 부산의 우수한 의료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새로운 사업"이라며 "이들 인도 의사는 체재비를 내고 부산에 머물며 여행하고 쇼핑하기 때문에 지역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MS의료관광협의회가 싱가포르에 있는 에이전트를 통해 인도의 의사 단체와 계속 접촉하고 있어요. 올해 인도 의사 500여 명이 부산을 찾아 정형외과 고관절, 내과 패혈증 및 중환자실 관리, 치과 보철 분야를 연수받을 예정이에요. 의료관광 대상을 종전 중국, 러시아에서 벗어나 인도로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 있죠."

이번에 시도되는 메디컬에듀케이션투어리즘은 부산 의료관광의 바이럴마케팅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의료연수차 부산을 찾은 인도 의사들이 부산 관광의 매력에 빠져 귀국한 뒤 현지 환자를 진료하면서 자연스럽게 부산을 소개하면 확실한 구전마케팅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메디컬에듀케이션투어리즘 사업을 시도할 수 있는 것도 2009년 서면지역 17개 의료기관이 주축이 되어 설립된 SMS 의료협의회가 2011년 의료관광협의회로 명칭을 바꾼 데 이어 지난해 사단법인(이사장 김현옥 ABC성형외과 원장)으로 전환해 비영리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토대를 마련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은 병원 간 무한 생존경쟁으로 치킨게임과 제로섬게임을 하고 있어요. 이와 달리 부산은 의사들이 의료관광을 활성화해 지역경제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기 위해 머리를 맞댈 수 있는 좋은 여건을 갖췄어요."

의료와 관광을 어떻게 연계해야 할지 그의 복안이 궁금했다. "의료관광은 의료만 해도 안 되고 관광만 해도 안 돼요. 그래서 참 어려워요. 의료와 관광을 우리의 비빔밥처럼 잘 버무려야 하죠. 서울과 차별화할 수 있는 해양수도 부산만의 자원을 잘 끌어모아 엮으려고 합니다."

그는 한국크루즈의료관광협의회 회장으로서 크루즈관광 비수기인 지난해 10월 22일 부산불꽃축제와 부산원아시아페스티벌, SMS 축제를 연계해 의료관광객 100명을 포함한 중국인 크루즈객 1300여 명을 부산에 유치했다. 당시 그와 크루즈의료관광협의회 최재형 사무총장이 기획한 어묵 파티는 호평을 받았다. 중국인 관광객들은 용호부두에서 불꽃축제를 보고 부산의 특화 음식인 어묵, 치킨을 안주로 맥주를 마시며 잊을 수 없을 추억을 쌓았다.

그는 "우리나라 사람이 태국에 가면 전통 마사지를 받듯이 외국인들이 부산에 오면 바다를 만끽할 수 있는 스킨스쿠버다이빙, 사찰 음식 및 다도 체험, 개인별 유전자 특성 분석 등을 할 수 있게 부산의 숨은 자원을 발굴하고 융합해 의료관광의 토대를 더욱 단단하게 다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SMS 의료관광협의회의 전통을 이어받아 의료관광의 씨를 차근차근 뿌리면 30년 후 부산시민들이 그 열매를 수확할 수 있을 것"이라는 비전도 제시했다.

인터뷰하는 동안 그에게 프랑스 작가 장 지오노의 단편 '나무를 심은 사람' 속 평생 황무지에 10만 그루의 나무를 심어 숲을 일궜던 주인공 양치기(엘제아르 부피에르)의 이미지가 오버랩됐다. 캐나다 애니메이션 감독인 프레데릭 백이 이 원작을 소재로 같은 제목의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아카데미상을 받았다. 그는 부산 혜광고와 인제대 의대를 졸업했고, 국제신문과 지역 강소병원들이 시민들의 든든한 의료 지킴이 역할을 하기 위해 조직한 부산메디클럽(BMC) 공동부회장을 맡고 있다.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