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대 맞춤법 검사기 창시자
- 인문학·공학 융합 기술 활용
- 평창올림픽 번역기 개발 참여
- 연구 우수 성과로 장관 표창

부산대 윤애선(인문대 불어불문학·57) 교수가 최근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한 '2015년도 학술·연구지원사업 우수성과'에 선정돼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부산대 윤애선 교수는 "맞춤법 검사기 개발에는 글자 오류를 정확하게 잡으면서 속도도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윤 교수는 각종 기업체와 공공기관, 언론사들이 애용하는 '부산대 맞춤법 검사기'의 창시자다. 그는 2012년 9월부터 2014년 8월까지 2년에 걸쳐 오류어와 대치어의 재현율 향상과 정확도 제어를 통한 '사용자 적응형 문맥 기반 한국어 맞춤법 검사기' 개발을 연구했다.

이 연구는 '인간 교열자보다 더 정교한 한국어 맞춤법 검사기 개발'에 관한 것으로, 4차 산업혁명의 화두가 되는 인공지능(AI)의 한 분야로 꼽힌다. 윤 교수는 "인공지능이 문자 교열을 보는 것은 학문 간 융합 연구가 없으면 불가능하다"며 "최근 인문학과 공학의 대표적인 융합 분야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실제로 이번 연구에는 윤 교수 외에 오래전부터 함께 연구해 온 부산대 공과대학 전기컴퓨터공학부 권혁철 교수가 공동연구자로 참여했다.

하지만 일반 시민들은 윤 교수의 '오류어와 대치어의 재현율 향상과 정확도 제어'라는 용어가 생소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윤 교수는 "인간 교열자가 맞춤법 교열을 본다고 할 경우 오류를 잡아내는 건이 많을수록 정확도가 높아지지만, 그만큼 오류를 지적하는 건수 발생 속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정확한 만큼 일 처리 속도가 늦어진다"고 설명했다. "맞춤법 검사기가 오류를 정확하게 보면서 그 처리 속도도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게 관건"이라고 윤 교수는 강조했다.

윤 교수의 이런 성과는 하루아침에 이뤄진 게 아니다. 1982년 이화여대 불문과(학부)를 졸업한 뒤 한 언어와 인공지능 관련 학회에 참여한 게 계기였다. 당시 그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운영하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 과정을 들으며 전산학과 언어학의 접목을 위한 기초를 다졌다. 언어학자가 이공계열 학문에 관심을 둔 배경이 궁금하다는 질문에 대해 윤 교수는 "사실 나는 이과 쪽 체질"이라며 "언어를 논리적으로 따지는 언어학은 인문학 중에서 이과 쪽 성향을 닮은 학문 분야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권 교수와 인연을 맺은 윤 교수는 한국어 맞춤법 검사기 개발에 돌입해 벌써 25년 넘게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윤 교수는 "우리 시스템을 스마트폰 전용 앱으로도 변신시키는 등 다양한 플랫폼에 맞춰 얼마든지 가공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이어 그는 "현재 평창동계올림픽 때 쓸 다국어 번역기 개발에도 참여해 기술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교수는 1984년 이화여대 불문과에서 석사 과정을 마친 뒤 1989년 프랑스 소르본 대학에서 언어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승륜 기자 thini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