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복지과 교수와 제자들
- 7년째 복지관·요양원 등 공연

부산의 한 대학 합창동아리가 문화소외계층을 위해 수년째 자선 공연을 해온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동주대 사회복지과 동그라미 합창단은 지난 7년간 노인복지관을 다니며 최신 트로트 곡으로 관객의 흥을 돋우는가 하면, 지역아동센터에서 깜찍한 율동이 곁들여진 동요로 어린이의 마음을 사로잡는 팔색조 매력을 뽐내며 여느 전문 합창단 못지않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부산 사하구 동주대 학생회관 2층 강의실에서 이 학교 동그라미 합창단 단원들이 김상천 교수의 지휘에 맞춰 올해 마지막 합창 연습을 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

9일 오후 부산 사하구 동주대 학생회관 2층 강의실에서는 24명의 학생이 올해 마지막 합창 연습을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곡명은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 지휘를 맡은 이 학교 김상천(사회복지) 교수가 4부 합창을 시도했지만, 이내 마음을 고쳐 먹고 평소대로 남녀 파트에 따라 선율을 조율했다. 김 교수는 "2년제 전문대의 특성상 실력이 매년 제자리걸음일 수밖에 없다. 나 역시 성가대에서 곁눈질로 배운 솜씨"라며 "흥과 열정은 프로급"이라고 소개했다.

세상을 둥글게 끌어안자는 의미의 '동그라미' 합창단은 2010년 김 교수가 꾸린 동아리다. 당시 그는 가슴 뛰는 사회복지 경험을 학생들이 느끼게 하자는 취지로 동아리를 결성했다. 김 교수의 설득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동아리에 가입한 학생들은 매주 1시간30분 연습을 하고 주말에 요양병원이나 복지관에서 봉사활동을 겸한 합창 공연을 선사했다. 그렇게 시작한 게 벌써 7년째다. 김 교수는 "얼마 전 치매 어르신이 아들 이름을 부르며 학생에게 고맙다고 연신 인사를 해 관객의 눈시울이 붉어졌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올해 사회복지과를 졸업하는 김소희(21) 씨는 "공연을 하면 복지관 어르신들이 힐링이 된다는 말씀을 자주 한다"며 "사회복지가 의식주 지원 차원에서 나아가 소외계층에 대한 문화 혜택까지 확장될 수 있다는 것을 체득했다"고 말했다.

특히 학생들은 지난달 17일 부산 사하구 다대 종합사회복지관 주관으로 을숙도 문화회관에서 열린 '반올림 합창단' 정기공연 협연을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으로 꼽았다. 반올림 합창단은 다대 종합복지관 관리 아동으로 구성된 합창 모임이다. 매년 아이들과 무대를 준비해온 학생들은 "산만한 아이들을 인솔하며 연습을 하느라 힘이 들었다"면서도 "공연이 끝나고 박수갈채를 받았을 때 이유를 알 수 없는 눈물이 났다"고 당시의 감동을 전했다.

공연 준비 자체가 어려운 환경 속 아동의 삶을 깨닫는 살아있는 복지 교과서라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내년 예상 밖의 감동이 벌써부터 기대된다"며 "10월 '사회복지인의 밤' 행사 때 1~7기 단원들과 합동 공연을 선보일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