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형특수 선박건조 강소기업
- '김해 자랑스러운 CEO' 수상
- 회사 독자 특허만 21건 보유
- 지난해부터 해외수출 박차

"직원들의 피와 땀이 어린 배가 우리 군의 핵심전력으로 자리 잡고 있어 영광스럽고 흐뭇합니다. 이런 때에 김해시로부터 큰 상까지 받게 돼 황송할 따름입니다."

김한준 우남마린 대표가 국내 납품에 만족하지 않고 해외시장을 개척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박동필 기자

김한준(61) 대표가 이끄는 김해시 상동면 소재 (주)우남마린은 자타가 공인하는 소형 선박건조 분야의 강소기업이다. 김 대표는 최근 경남 김해시로부터 '이달(12월)의 자랑스러운 CEO상'을 수상했다. 시는 지난 9월부터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거나 탁월한 경영능력을 보여온 지역의 기업 대표에게 이 상을 수여하고 있다.

그를 만나기 위해 회사를 찾은 지난 6일에도 그의 휴대전화는 5분 간격으로 벨이 울렸다. 납품업체 혹은 직원의 기술 문의 등을 용건으로 쏟아지는 전화 때문에 그는 휴식시간조차 쪼개 쓰고 있다.

대형 선박건조사들이 세계적인 불황으로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틈새시장인 특수 소형 선박시장은 '무풍지대'다. 직원 35명의 작은 회사이지만 우남마린에는 '딴 세상' 얘기이기 때문이다. 우남마린은 해군이 활용하는 고속단정, 해경 순찰정을 주력으로 제작한다.

김 대표는 "비록 직원 수는 적지만 '기술개발이 회사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신념 아래 연구소를 운영하고 끊임없이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있다"며 "국가에 우리 회사의 선박이 보탬이 되고 있다는 생각에 직원들이 큰 긍지를 갖고 일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회사의 가장 큰 경쟁력은 '높은 기술력'에 있다. 독자적인 특허만 21건을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2013년에는 국방부의 국방품질경영시스템(DQMS) 인정을 획득했다. 관련 분야 소형선박제조회사로서는 유일하다.

김 대표는 "2009년 소말리아 해역에서 전개된 '아덴만의 여명' 작전에 우리 손으로 만든 고속단정이 투입됐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는 뛸 듯이 기뻤다. 그동안의 노력이 보상을 받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회고했다. 당시 해군인 청해부대는 이 작전에 우남마린에서 만든 고속단정 3척을 투입해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김 대표가 선박제조의 꿈을 꾸게 된 것은 30여 년 전 동아대 재학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요트동아리 회원으로 활동했는데 당시 국내에 요트제조사가 전무했다. 외국 요트를 사용할 형편도 안 돼 직접 제작해 타고 다녔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 졸업 후 사회생활을 하던 중에 지인들과 부산요트협회를 창설했다. 또 사회인 요트클럽 활동을 하던 중에는 당시 변호사로 활동하던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기도 했다.

요트와의 이런 깊은 인연은 1982년 부산 수영구 광안동에 '킴 세일즈'라는 요트제조회사를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의 특수선 제조로까지 이어졌다. 1997년 지금의 위치로 공장을 확장·이전하면서 사명도 현재 이름으로 변경했다.

이 회사는 이제 국내 납품에 만족하지 않고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김 대표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 것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말레이시아에 250만 달러어치 고속단정을 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으로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며 "어려운 경제난을 돌파할 수 있는 무기는 첫째도, 둘째도 기술력뿐"이라고 강조했다.

팔공산 갓바위 부처가 있는 경북 경산이 고향인 김 대표는 초등학교 졸업 후 부산에서 고교와 대학을 다녔으며 부산요트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