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 재난 본뜬 공간 갖춰
- 수·목요일엔 야간에도 운영
- 5개 코스 통해 몸으로 배우고
- 행동요령 익혀 안전의식 함양
"지난달 1만4000명이 체험관을 방문했습니다. 가족 단위 방문객 위주로 재난 상황이나 생활 속에서의 안전 요소를 몸소 배워 익히는 곳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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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석동 119소방안전체험관장은 "부산 모든 초·중학생이 체험관을 방문해 안전 의식과 재난 대처 능력을 길렀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민철 기자 |
정석동(48·소방정) 부산 119안전체험관장은 11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1일 개관한 안전체험관의 운영 현황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부산대 국문과를 졸업한 정 관장은 소방간부후보(9기) 출신으로 1997년 소방위로 임용됐다. 그 이후 공공기관 운영에도 민간 전문 영역의 기법을 도입할 생각을 가지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부산시 소방안전본부 혁신기획담당, 체험관 준비단장직을 거쳐 체험관장직에 앉았다.
인문대학을 졸업하고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학력을 가진 소방대원은 찾기 어렵다. 정 관장은 "소방은 이윤을 추구하는 기관이 아니지만, 업무 분담과 문제 분석·해결 등 민간 기업이 운영될 때의 합리성을 접목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실제로 혁신기획담당 시절 직원 성과 관리와 업무 효율을 개선하는 데 경영학 공부가 도움됐다"고 설명했다.
지금의 체험관이 다른 지역처럼 단순한 방문과 견학 형태에서 벗어나 각 시설이 조합된 코스 형태로 운용되는 데도 그의 전문성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관장은 "준비단장으로서 개관 이전부터 체험관 일에 관여했다. 가족 단위 방문객이 여러 번 들러도 질리지 않고 체험 학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체험관은 3층 규모에 도시재난·자연재난·생활안전학습관 등 모두 6개 관과 키즈랜드, 119기념공원을 갖췄다. 방문객은 홈페이지 또는 전화로 예약한 후 체험관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정 관장은 "이들 시설을 조합해 도시·안전·생활재난 체험을 비롯해 소방관 직업체험, 심폐소생 체험 등 모두 5개 코스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예약에 따라 20명이 1개 조가 돼 하나의 코스를 체험하게 되며, 코스 하나당 체험 시간은 1시간30분가량 걸린다. 방문객은 쓰나미, 태풍, 지진을 가정한 재난 상황을 몸소 겪으며 행동요령을 배우고 소화기 사용법이나 심폐소생술도 익힐 수 있다. 이렇다 보니 방문객은 두세 번 체험관을 찾아야 모든 코스를 체험한다. 정 관장은 "매주 수·목요일에는 부모의 퇴근 시간 이후인 오후 7시15분부터 운영해 손쉬운 재방문을 유도하고 있다. 또 코스별로 이용자 통계를 내 호응이 떨어지는 부분을 보완하고, 5개 코스 자체도 정기적으로 개편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93억 원의 예산을 들여 건립한 체험관의 시설을 살펴보면 부산뿐 아니라 과거 국내외에서 어떤 주요 사건·사고가 발생했는지 알 수 있다. 지지부진하던 체험관 건립에 수백억 원대 예산이 투입된 데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결정적이었다. 정 관장은 "안전선진국이라 믿었던 일본에서 이런 사고가 나면서 재난·사고에 대한 정보 제공과 교육을 담당할 기관이 있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빠르게 확산됐다. 체험관에는 원전 안전 체험코너도 마련됐다"고 말했다.
정 관장은 또 "2003년 대구 도시철도 참사 같은 상황이 재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체험관 내에 전동차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대피훈련을 한다"고 덧붙였다. 여객선 조난과 지하 노래방 화재 상황을 가정해 만들어진 시설 또한 비극적인 재난사고의 재발을 막으려는 취지다.
정 관장은 앞으로 체험관 차원에서 각급 학교와 업무협약해 더 많은 학생이 어린 시절부터 안전 의식을 함양하도록 하기로 했다. 정 관장은 "교육 당국에서도 학생들의 안전 교육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업무협약이 수월할 것으로 본다. 적어도 부산의 모든 초·중학생이 체험관을 방문하고, 일본 이상의 안전 의식과 재난 대처 능력을 기르는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