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실자산 정리·지점 통폐합
- 맡은 지 1년 만에 흑자 전환
- "마진 줄이고 인건비도 절감
- 금융취약층 위한 상품 개발"

'사회적 책임'. KB 저축은행 김영만(58) 대표와 가진 80분간의 인터뷰 중 가장 많이 나온 단어였다.

김영만 KB저축은행 대표는 "은행권에서 거래가 어려운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정책과 상품을 지속해서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용우 기자

1986년 주택은행에 입사한 이후 30년간 쭉 KB국민은행에서 커온 부산 출신 금융맨의 머릿속에 가장 각인된 것이 '사회적 책임'이라는 사실은 의외였다. 김 대표를 지난 16일 부산시 서울본부 내 비즈니스센터에서 만났다.

KB저축은행은 2012년 제일저축은행과 2013년 예한솔저축은행을 인수해 새로 출범한 KB금융지주 계열사 저축은행이다. 부산 해동고, 동아대를 졸업한 김 대표는 KB국민은행 부산 북구 금곡동, 구포 지점장 등을 거쳐 본부의 온라인 채널부장 등을 지냈고, 다시 부산지역본부장을 거쳐 인재개발원 교수 등을 지내는 등 본부와 지역에서 활약하다 2015년 1월 KB저축은행 대표로 발탁됐다.

부실자산이 40%에 이르고 3년 연속 적자였던 KB저축은행을 김 대표는 부임 후 1년 만에 흑자 저축은행으로 바꿔놓았다. "비결요? 처음에 부임하니 당기순이익이 152억 원 적자더군요. 2015년 목표가 적자만 면하는 것이었어요. 3년 연속 적자 기업을 어떻게 1년 만에 흑자로 만들 수 있을까 고민했지요." 그는 직원들과 수차례 워크숍을 통해 자산과 영업 방식을 철저히 분석했다. 그렇게 해서 내린 결론은 부실자산을 정리하는 것과 지점을 통폐합하는 등 고질적 비용 구조를 뜯어고치는 것 두 가지였다. 결론은 206억 원 흑자였다.

KB저축은행은 대부업체 및 2금융권 대비 10~15%포인트 이상 낮은 '착한 대출' 정책을 전면에 걸고 있다. "어떻게 이런 금리가 가능하냐"는 질문에 그는 "조달금리에 붙이는 정책마진을 최소화하고 인터넷 고도화작업을 통해 인건비 등 고정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무엇보다 KB저축은행은 '금융의 사회적 기업'을 표방하기 때문에 은행권에서 금융거래가 쉽지 않은 저소득 저신용 등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정책과 상품을 지속해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KB저축은행 본점 및 지점들은 수도권에 있는데 부산 울산 경남 주민이 이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KB저축은행 대출상품의 경우 전국 KB국민은행 영업점을 방문하면 연계영업 방식으로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예금은 올해부터 비대면 계좌개설 업무가 허용돼 내달 중이면 온라인으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4년 전 KB 동부산지역본부장으로 있을 때 부산시의 예산을 예치·관리하는 시금고 유치단장을 맡아 당시 12년간 농협이 차지했던 부산시 부(副)금고 자리를 꿰차면서 언론에 부각된 바 있다. KB국민은행은 올해 있을 재심사에도 참여한다. 김 대표는 과거 유치 경험을 토대로 국민은행 기관고객본부를 중심으로 한 시금고 유치 전담팀의 활동을 측면에서 적극 지원하고 있다. 그는 "최근 벡스코에서 개최된 2016 KB 굿잡 부산광역권 취업박람회는 수도권 외 지역에서 처음 연 것"이라면서 "KB가 부산시 금고로서 지역사회에 책임을 다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금융권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하자 "금융권의 채용방식이 많이 바뀌었다. 네이버 검색 수준의 잡다한 지식보다는 상황에 대한 유연성과 창의력 쪽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은행마다 연구소에서 정기적으로 발간하는 리포트가 있는데 이를 챙겨보면서 논술이나 면접에 대비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실전 팁을 살짝 알려줬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