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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정책 초점, 보호에서 모험·체험으로 이동"

신원섭 산림청장

  • 염창현 기자 haorem@kookje.co.kr
  •  |   입력 : 2016-03-06 19:49:59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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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 개정으로 산지규제 완화
- 신규직종 개발 일자리 창출
- 소나무 재선충병 박멸 목표
- 기장지역 피해 줄어 고무적

'소나무 재선충병'.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실 같은 벌레가 야금야금 소나무를 갉아먹어 끝내는 고사시키는 병이다. 한 번 번지면 '철갑을 두른 듯' 꿋꿋하던 소나무도 맥없이 무너져 버린다. 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처음 발견된 후 전국으로 퍼졌다. 그 이후 잊을만하면 어김없이 나타나 사람들의 속을 긁어 놓는다.

우리나라 산림정책을 책임진 신원섭(57) 산림청장은 이 병을 옮기는 벌레들의 우화(번데기에서 탈피해 성충이 되는 과정)가 이뤄지는 봄이 되면 늘 마음이 편치 않다. 범정부 차원에서 방제에 주력하지만 완전박멸이 말처럼 쉽지 않아서다. 그래도 '이 몹쓸 병'을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은 잃지 않았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몇 년간 전국에서 소나무 재선충병 피해고사목 발생 사례가 많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특히 과거에 피해가 극심했던 부산 기장군은 피해고사목이 재작년 8만5000그루에서 지난해에는 3만7000그루로 감소했습니다. 올해는 더 적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부산은 소나무 재선충병이 최초로 확인됐던 곳이라 정부에서도 방제에 더욱 신경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기장군의 경우 학계 등에서 방제 성공사례로 주목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신 청장은 상황이 다소 좋아졌다고 소나무 재선충병에 대해 조였던 고삐를 풀 생각이 전혀 없다고 못 박았다. 완전박멸이 재임 중 이뤄내야 할 목표 가운데 하나여서다. 산림청은 신 청장의 이런 방침에 따라 앞으로는 이전과 달리 감염이 우려되는 나무까지 모두 베어내고 항공과 지상방제 대상지도 대폭 늘리기로 했다. 오는 4월까지는 전국의 피해고사목을 전부 제거하고 전문 업체를 선정해 지역별로 책임방제구역을 지정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산림청은 올해 예산으로 764억 원을 마련했다.

충북 진천 출신으로 충북대 농과대학 산림과학부 교수로 일하다 2013년 3월 산림정책 수장이 된 신 청장은 '전 국민의 산림 이용'과 '돈이 되는 성장산업으로의 전환'에도 관심이 많다. 신 청장은 "이제 산림정책의 초점은 조림과 보호라는 기존의 개념에서 벗어나 국민들이 산림에서 모험과 체험을 즐기는 쪽으로 옮겨가야 한다"며 "더 나아가 산림이 미래의 삶터가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산림청은 관련 법 개정으로 산지규제를 완화, 산악자전거나 산악 마라톤 등이 활성화될 수 있는 근거를 확보했다. 또 국민건강 증진을 목적으로 산림지역에 '치유의 숲' 조성을 확대하고 산림유치원도 더 많이 만들기로 했다. 산림을 통한 일자리 창출 방안 역시 신 청장이 주목하는 분야다. 산림산업이 활성화되면 산림탄소관리사, 나무 의사, 숲해설사, 유아숲 지도사 등 여러 가지 직종에서 추가 인력이 필요해져 청년 및 중장년층의 일자리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반면 산림청의 이런 정책에 대해 일부에서는 추진 과정에서 산림 훼손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신 청장은 "사전 타당성 평가를 통해 산지의 원형을 최대한 보전하고, 필수시설 외에는 건설을 허가하지 않는다는 뚜렷한 원칙이 서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햇수로 재임 4년째를 맞은 신 청장이 마음속에 두고 있는 또 다른 목표는 2021년 열릴 '제15차 세계산림총회'의 국내 유치다. 6년마다 개최되는 이 행사는 산림분야의 최대 규모 국제회의다.

신 청장은 "현재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지지를 요청하고 있다"며 "총회가 유치되면 우리나라의 위상 제고는 물론, 나무 한 그루 찾아보기 힘든 민둥산에서 기적같은 녹화에 성공한 한국의 산림복원 사례를 전 세계에 보여주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신 청장은 평생을 산림분야에서 일한 전문가답게 국민들에게 부탁하고픈 말도 소박한(?) '나무 사랑'이었다. "다들 봄을 기다리지만 이 때쯤 되면 산불이 많이 발생하지요. 숲 근처 논·밭두렁에서 쓰레기를 태우지 말아주십시오."

염창현 기자 haore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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