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근무하는 소방대원이 구조작업을 벌이다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 때 구제받을 길이 넓어진다.

부산소방안전본부는 지난달 29일 소방대원의 복지를 높이려고 한국소방복지재단과 업무협약(사진)을 체결했다고 1일 밝혔다. 협약서는 '119 안전기금'의 지원 대상을 소방대원으로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는데, 이 기금은 부산소방본부 직원을 비롯한 KT, 롯데백화점, 은성의료재단 등 기업 후원으로 조성된다.

부산소방본부가 2012년 만든 119 안전기금은 화재나 안전사고를 당한 민간인 가운데 사정이 딱한 이들을 도우려고 마련한 것으로, 전국 소방본부 가운데 가장 먼저 생겼다. 현재까지 부산소방본부는 7억8000만 원의 기금을 조성해 민간 850여 세대에 생활안전자금, 주거환경 개선, 심리상담 지원 등 명목으로 5억5000만 원가량을 지원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민간인뿐 아니라 부산소방본부 대원도 기금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전까지 구조작업 중 순직하거나 다친 소방대원이 금전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길은 하나뿐이었다. 인사혁신처의 공상심의위원회를 통과하는 것인데, 지난 3년간 부산소방본부 직원 66명이 신청했지만 이 중 10명은 공상으로 인정되지 않아 지원받지 못했다. 부산소방본부 김영환 홍보팀장은 "심사에서 탈락한 이는 물론 공상으로 인정받더라도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소방대원을 안전기금으로 도울 수 있게 된 것"이라며 "구체적인 자격과 범위를 정하고 업무를 수행하다가 다친 소방대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