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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일학생의 날 기념 마라톤 대회 추진"

부산항일학생의거사업회 이탁희 이사장

  • 국제신문
  •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
  •  |  입력 : 2015-12-29 19:33:59
  •  |  본지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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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의거 동참한 선배 육성 생생
- 개성고·동래고서 기념 사업

- 시민에게 의거 알리는 기회로
- 청소년에겐 자긍심 심어줄 터

"부산항일학생의 날을 시민과 함께 기념할 수 있도록 마라톤 대회를 열었으면 합니다."

사단법인 부산항일학생의거기념사업회 이탁희 이사장의 명함 뒷면에는 부산항일학생의거 일명 '노다이 사건'에 대한 설명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이 이사장은 "부산항일학생의거가 발생한 지 75주년을 맞았지만 아는 사람이 드물다. 내가 만나는 사람 중에 한 분이라도 더 이 사건을 기억해줬으면 하는 마음에 명함을 새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부산항일학생의거는 지역의 대표적인 학생 독립운동이다. 1940년 11월 23일 당시 부산 공설운동장(현재 구덕운동장)에서 학생 군사 훈련인 제2회 경남학도전력증강 국방경기가 열렸다. 첫 대회에 이어 두 번째 대회에서도 한국인 학교의 우승이 유력하자 당시 심판장인 노다이 일본 육군대좌는 일본인 학교에 유리한 판정을 내렸다. 동래중학교(현재 동래고)와 부산 제2상업학교(개성고) 학생이 주축이 된 한국인 학생 1000여 명은 이에 격분해 시가행진을 벌인 후 노다이의 관사를 공격했다. 이 사건으로 학생 200여 명이 일본 헌병대에 붙잡혔고, 당시 투옥됐던 학생 15명 가운데 2명은 출옥 이후 숨졌다.

노다이 사건은 1951년생인 이 이사장이 태어나기도 전에 발생한 일이다. 이 이사장은 "개성중에 입학했는데 매년 11월 23일 학교 운동장에서 기념식이 열렸다. 그때마다 부산항일학생의거에 동참했던 선배들이 방문해 그날의 역사적 사실을 생생하게 들려줬다"라며 "이어 진학한 부산상고(현 개성고)에서도 기념식이 열려 잊지 않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 이후 대중에게서 이 사건은 잊혀져 갔다. 2003년 개성고와 동래고 동문 대표들이 모여 기념사업회를 설립하고 매년 학술세미나, 이어달리기 등을 펼치면서 다시 대중에게 알려졌다. 부산시의회가 최근 이 의거를 재조명해 매년 11월 23일을 기념일로 정하면서 뒤늦게 달력에 새겨지게 됐다.

그러자 때아닌 인사청탁도 이어지고 있다. 이 이사장은 "기념일로 정해지기 전에 도와달라고 부탁할 때는 나서는 사람이 없었지만, 요즘 총선을 앞두고 있어서인지는 몰라도 '이사 자리 줄 수 있느냐'라고 묻는 전화가 이어진다. 세상인심이 다 그렇다는 생각도 들지만 씁쓸하다"라고 말했다.

기념일 제정과 더불어 부산항일학생의거기념사업회는 내년부터 부산항일학생의거를 기념하는 하프마라톤 대회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부산항일학생의거를 부산 전체의 자랑으로 만들려면 학생들과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행사가 필요할 것 같아 준비하고 있다"며 "시민 참여가 활발하면 앞으로 전국적인 행사로 거듭나리라 꿈꿔 본다"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해결해야 할 숙제는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경찰과 부산시 모두 교통난을 이유로 난색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 이사장은 "부마항쟁 등 부산지역 민주화 운동의 뿌리는 부산항일학생의거에 있다. 이날을 기억해 그 뜻을 이어가고 청소년에게 민족 정체성과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해 꼭 개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고교 졸업 후 ㈜삼화에서 일하다 1989년 건축자재 제조 수출업체를 설립해 운영했다. 2006년부터는 한국광학기술협회 상근 부회장을 지냈다. 2013년부터 부산항일학생의거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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