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

- 구조조정·자산 매각 등
- 유동성 자금확보 방안 추진
- 노사합동 토론회도 첫 개최

- 내년부터 영업이익 흑자 전망
- 기술 인력 양성에 매진 계획
- 해양플랜트 미래 여전히 밝아

"일감이 없는 것도 아니고, 기술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더욱 아닙니다. 문제는 유동성 자금 위기인데, 생살을 떼어내는 심정으로 경영 정상화를 위해 모든 방안을 강구 중입니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영관리를 책임진 윤석용(56) 전무는 " 저비용 고효율 구조 개선을 위해 고강도 구조조정과 비업무용 자산 매각 등 유동성 자금을 확보하는 방안을 강력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상무급 이상 임원 58명 중 16명을 이미 줄인 데 이어 부장급 이상 관리직 사원 300여 명이 희망퇴직으로 물러났다. 남은 임직원들은 임금 20~30%를 반납했다. 경기도 용인의 연수원을 매각했고, 서울 청계천의 본사 매각도 추진 중이다. 또 회사가 보유한 타 회사 주식 지분을 처분했으며, 조선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자회사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정직원은 물론 협력사 등 4만5000명의 전 직원이 참석한 '노사 합동 대토론회'를 통해 회사를 살릴 방안들이 쏟아졌다. 이 토론회를 위해 조선소에는 4시간 동안 용접 불꽃이 꺼졌다. 근무시간 내 용접 불꽃이 꺼진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윤 전무는 "4만5000명이 한꺼번에 4시간 동안 작업하면 웬만한 선박을 절반 이상 건조할 수 있다. 아까운 시간이지만 조기 경영 정상화를 위한 해법 마련을 위해 노사가 고심하고 또 고심했다"고 말했다. 그만큼 경영 정상화는 절박하다.

윤 전무는 최근 대우조선해양이 어려움을 겪는 배경에 대해 배럴당 유가가 50달러 이하로 하락한 게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오일메이저들이 유가 하락으로 수주한 해양플랜트를 제때 찾아가지 않고 지연 및 취소하면서 적자 폭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특히 대금 지급 조건이 헤비테일(인도 때 잔금 몰아주기) 방식이어서 부채 발생이 더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해양플랜트의 미래는 밝다고 했다. 올해 예상되는 영업손실 5조3000억 원은 이 같은 손실충당금을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이미 다 반영했으므로 더는 적자 폭이 없다는 것이다. 오일메이저들이 취소한 해양플랜트를 찾아갈 경우 그만큼 영업손실이 더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이를 반영하듯 국내 최대 회계법인 3개 사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실사를 한 결과 내년부터는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 설 것으로 전망했다.

윤 전무는 "주 채권은행에서 이러한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유동성 자금을 순차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회사가 추진 중인 저비용 고효율 구조 개선을 통해 경영 정상화를 조기에 이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양플랜트 분야에 수업료를 톡톡히 주고 배운 만큼 앞으로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기술 인력 양성에도 매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오일메이저가 모인 미국 휴스턴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대우조선해양 엔지니어링센터'에 기술인력을 파견하고 현지 우수 인력을 채용해 앞선 기술력을 습득하고 있다.

윤 전무는 "2~3년 안에 배럴당 유가가 80달러 이상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럴 경우 설비나 인적 자원상 해양플랜트를 만들 곳은 우리나라밖에 없어 조선업이 제2의 전성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고 장담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수주 잔량이 157척, 450억 달러로 11개월째 이 분야 세계 1위를 기록했다. 3년치 일감을 확보한 것이다. 수주 잔량은 LNG 운반선 52척과 초대형 원유운반선 등 수익면에서 월등한 선종으로 구성돼 경영 정상화에 대한 기대치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