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강덕철 기자 kangdc@kookje.co.kr

- 美 온라인 공개강좌서 힌트
- '아시아판 무크'로 본격 출범
- 20개국 80개 대학 영어 강좌
- 서버 설치 동서대가 발신지

지난달 24일 동서대에서 GAA(Global Access Asia) 개통식이 열렸다. 아시아 80여 개 대학의 온라인 공개강좌 서비스인 '아시아판 무크'가 본격적으로 출범했다. 그 중심에는 동서대가 있다.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공개강좌인 무크(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가 요즘 큰 인기를 얻고 있죠. 문제는 모든 정보가 미국에서 온다는 점입니다. 학문은 다양성이 중요한데 미국의 콘텐츠를 일방적으로 수신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아시아 시대가 도래하고 아시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시점에 우리의 강점인 아시아 지역학에 대한 정보는 우리가 발신해보자는 취지입니다. 바로 GAA 창설의 이유입니다."

동서대 장제국 총장은 GAA 개통의 의미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GAA란 컨소시엄을 맺은 아시아 20여 개국 80여 개 대학 간 온라인 공개강좌를 공유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동서대를 비롯해 일본 아시아대, 태국 방콕대, 중국 산둥대, 베트남 호찌민교통대, 몽골 오콘대 등이 참여한다. 이처럼 아시아권 대학이 연합해 대규모 온라인 강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GAA가 처음이다. 각 대학의 대표 강의를 온라인 강좌로 제작한 뒤 컨소시엄 대학이 자유롭게 교육콘텐츠를 공유하게 한 것이다.

GAA 콘텐츠로 ▷동서대 브라이언 마이어스 교수의 '북한문화의 이해' ▷태국 방콕대 품펫 샌구돔렛 교수의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의 기초' ▷말레이시아 펠리스대 주나이노 하산 교수의 '생각하는 기술' 등 13개 강좌를 개설해 시범운영 중이다. 동서대 학생은 태국에 가지 않고도 방콕대 교수의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강의를 들을 수 있으며, 말레이시아 학생이 한국에 유학하지 않고도 동서대 교수의 북한문화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셈이다.

장 총장은 "2년 전 말레이시아에서 개최된 아시아대학총장회의(AUPF)에서 제가 '아시아판 무크'를 만들자고 제안하면서 2년간의 공동연구 끝에 출범하기에 이르렀다"며 "서버가 동서대에 있다는 사실은 아시아 대학 주요 강의 콘텐츠가 우리 대학으로 먼저 들어온 뒤 부산으로부터 전 세계를 향해 송출됨을 의미한다. 부산이 아시아 정보의 발신지가 된다는 것은 대단히 큰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GAA는 학점인정과 비학점인정 코스 두 개로 나뉜다. 15주 정규 교육과정인 학점인정 코스는 컨소시엄 참가대학 간에서만 운영된다. 특강 위주의 비학점인정 코스는 일반인에게도 공개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이란 점에 의의를 뒀다. 그는 "GAA의 신조는 'Study Abroad Without Leaving'으로, 집에 앉아서도 해외유학을 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영어로 수업이 진행되기에 자연스레 외국어교육도 받을 수 있는 등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학생에게 양질의 국제화 교육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학기 동서대 학생은 GAA 과정에 31명이 수강했다.

현재 GAA는 앞으로 아시아 대학들과 협의를 통해 강좌 수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장 총장은 "참여의사를 밝힌 80개 대학뿐만 아니라 더 많은 아시아 대학을 끌어들여 아시아 대학 간 연대를 강화할 계획이며 그 거점이 부산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달부터는 교육부의 '한국판 무크(K-MOOC)'(10개 대학 27개 강좌)도 개설된다. 이에 대해 장 총장은 "우수한 강의 콘텐츠를 다른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이나 일반인도 들을 수 있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정책 방향"이라며 "앞으로 GAA와 K-MOOC를 연계할 방안을 연구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