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 사업성 불구 투자유치 난항
- 해양산업육성법 제정 등 통해
- 초기 리스크 부담 덜어줘야
- 일자리 창출 총괄센터 준비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해양수산 벤처에 펀드 조성, 마케팅·법률·회계 서비스를 제도적으로 지원해야 이들이 시장을 뚫을 수 있습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진흥원(KIMST) 임광수 원장은 3일 기자와 만나 이렇게 강조했다. KIMST는 지난달 25, 26일 '2015 해양수산 기술사업화 페스티벌'을 처음 열었다. 이 행사에서는 해양수산 연구개발(R&D) 성과의 기술나눔(기술이전)과 취업 컨설팅이 시도됐고 반응도 좋았다고 한다.

그는 "KIMST가 지금껏 R&D 관리·평가에 중점을 뒀다면 앞으로는 R&D 성과를 사업화해 해양수산 산업의 경쟁력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KIMST는 해양수산 R&D를 기획, 평가하는 준정부기관이다.

그는 "이번 페스티벌을 통해 R&D의 성과 확산 가능성을 확인했다"면서도 벤처업체들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구조적 문제를 토로했다. 임 원장은 ▷제주대 노섬 명예교수의 해마양식(본지 지난 7월 7일 자 19면 보도) ▷네오앤비즈의 바이오플락(미생물 활용 첨단양식) ▷대원마린텍(부산 강서구)의 고속레저 낚시보트 등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투자자 입장'에서 지원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국인들이 식용·관상용으로 애용하는 해마는 노 교수가 양식기술을 확보했고 중국 시장 규모도 7조5000억 원에 이르지만, 투자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는 "투자자들은 해양수산 산업과 그 가능성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다. 선례도 없어 투자 수익을 안정적으로 회수할 수 있다는 확신이 없다"며 "초기 투자 리스크를 보전하거나 리스크를 정부가 떠안는 등의 방안이 이뤄지면 이 기업들은 비약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 원장은 "선박 부문은 펀드가 만들어져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펀드, 정책자금, 보증 등 체계적인 프로그램으로 지원한다. 해양수산 부문은 그런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면서 "노 교수 등에게 현 상황은 절대적인 한계다. 해수부도 빨리 방향을 정해 해양수산에 특화된 산업진흥 부처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직후, 해양경찰을 해수부로부터 분리하면서 해수부를 통해 해양수산 산업 육성 부처의 역할을 하도록 선언했다. 해수부가 이를 모멘텀으로 삼아 '해양수산 산업을 진흥하기 위한 부처로서 역할을 다하겠다'라고 선언하고 정책을 뒷받침하면 (투자 유치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임 원장은 "이를 위해 해양수산산업발전진흥법 또는 육성법을 만들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전체적인 통계작성 및 총조사도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자리 창출과 관련, 그는 "해양수산 일자리가 널려 있는데 알려지지 않아 구직과 구인의 연계가 이뤄지지 않는다. 누군가는 책임을 지고 구직자와 구인업체를 연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산업화를 담당하는 기관이 해줘야 하고 (해수부 산하에) 총괄 기능을 시급하게 보강해 KIMST가 그런 기능을 해줘야 한다. 해수부와 의논해 일자리 창출을 뒷받침하는 총괄센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해수부 공무원(행정고시 26회) 출신인 임 원장은 해양·항만·수산·과학·공학을 두루 섭렵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경남고, 서울대(금속공학과), 인하대(물류경영학 석사), 한국해양대(해운경영학 박사)를 졸업한 그는 부산항만청 항무과장, 인천청 항만운영과장, 마산해양수산청장, 국립수산과학원장, 수산정책실장을 거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