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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서순용 선임기자 seosy@kookje.co.kr |
- 온천2동 주민 45명 발족
- 회원수가 많아 운영 탄탄
- 대상자 선정에도 잡음없어
흔히 장학회라면 특정 기업이나 인사가 낸 거금을 자산 삼아 이자 수익으로 운영하는 게 일반적이다. 부산지역에도 여러 장학회가 뜻있는 이들이 출연한 재산을 바탕으로 어려운 형편의 학생들을 돕고 있다. 이런 가운데 100여 명의 이사진이 매월 적지 않은 돈을 회비로 내면서 점차 장학혜택을 늘려가는 곳이 있다.
부산 동래구 온천동에 사무국을 둔 (재)무궁화장학회는 1985년 동래럭키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온천2동 주민 45명이 동래지역 청소년에게 도움을 주고자 온천2동무궁화장학회란 이름으로 발족했다. 1991년에는 무궁화장학회로 명칭을 바꿨고 1996년 재단법인으로 등록했다. 무궁화장학회는 여러 이사와 회원이 낸 회비로 운영되는 '풀뿌리 장학회'로 이름 높다. 박태우(56) 이사장도 다른 장학회보다 회원 수가 많다는 게 무궁화장학회의 특징이자 자랑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매달 10만 원의 회비를 내는 이사진이 137명, 1만2000원의 회비를 내는 회원이 155명 있습니다. 이들 이사진과 회원 덕분에 장학회가 탄탄하게 운영되죠. 이들은 개인적인 이득을 생각하기보다 어려운 학생들을 돕는다는 자체만으로 기쁨과 감동을 느끼며 참여하고 있습니다. 사심 없이 도움을 주는 이사진과 회원들의 모습을 보고 함께하고자 하는 이가 이어져 회원이 꾸준하게 늘고 있습니다. 회원이 느는 만큼 해마다 더 많은 청소년에게 장학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무궁화장학회는 1명이 내는 1000만 원보다 100명이 각각 내는 10만 원을 더 가치 있게 여기고 있다. 기존의 기금에 회비와 기부금이 더해져 점점 장학사업의 규모가 커진다. 실제 무궁화장학회가 창립된 1985년에는 모두 6명에게 24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는데 올해는 23명에게 4030만 원을 지급한다.
오랜 기간 많은 회원이 함께하면서 장학사업을 하고 있지만, 장학회의 운영이나 장학대상자 선정 등에서 한 번도 잡음이 생긴 적이 없다는 것도 무궁화장학회의 자랑이다. 박 이사장은 "장학회 이사진은 수십 년 함께하며 서로 인간적인 매력을 느낄 정도이다. 이 같은 분위기가 입소문이 나며 이사진에 가입하려는 이도 많지만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참여하려는지 사전에 꼼꼼하고 엄격하게 살펴본다. 장학생 선발도 고교에 공문을 보내 학교장 추천을 받은 뒤 심사위원회를 열어 평가한다. 성적증명서와 생활기록부를 검토할 뿐만 아니라 신청 학생의 집을 직접 방문해 확인해 볼 정도로 엄격하게 선발한다"고 설명했다.
회원은 지역 제한 없이 받지만 아무래도 장학회가 온천2동에서 태동하고 사무국도 이곳에 있다 보니 동래구를 중심으로 살거나 활동하는 회원이 많다. 다양한 직업군이 이사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 주부 이사도 2명 있다. 창립회원이 아직 4명이나 활동하고 있는가 하면 장학생 출신 회원도 10명 가까이 된다. 박 이사장은 현재 장학회 고문으로 있는 신경식 호산한의원 원장의 권유로 11년 전 가입했고 지난 1월 이사장에 취임했다. 경남 양산이 고향인 박 이사장은 현재 신정도시개발 대표로 있으면서 동인고 운영위원장과 부산중앙로타리클럽 초대회장도 맡고 있다.
무궁화장학회는 9일 온천동 허심청에서 창립 3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는 장학회 기금이 아니라 이사장과 이사 등 집행부가 별도로 분담해 치렀다. 그런데 각자 '알아서' 낸 돈이 행사 비용보다 훨씬 많았다. 박 이사장은 "그 덕분에 행사를 치르고도 장학기금에 5000만 원을 더 보탰다"고 웃음 지었다.
박 이사장은 30주년을 맞아 시대 흐름에 맞춰 장학사업에도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장학회 이사나 회원에게는 회비 10만 원, 1만2000원이지만 받는 학생에게는 큰 금액입니다. 더 많은 학생이 장학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대상자도 대학생으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어려운 형편의 뛰어난 학생들이 학자금 빚을 안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일이 없도록 해주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회원을 더 늘리고 기금도 확충해야겠죠. 이사장으로서 더 바쁘게 움직일 생각입니다. 지역사회도 어려운 형편의 청소년을 위해 더 많은 관심을 보였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