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관련 인사·단체 참여

- 한목소리내는 구심점 역할

- 세미나·성명 등 행동 불사

- 시와 대화·소통 제안 예정

한동안 뿔뿔이 흩어졌던 부산 영화계가 모처럼 한목소리를 내겠다고 손을 잡았다. 지난 2월 결성된 '부산영화인연대'는 영화평론가, 감독, 영화단체, 예술영화관 등 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구성원이 모여 지역 영화문화와 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겠다고 나선 비영리 단체다. 영화인연대 이종찬(동서대 임권택영화영상예술대학 영화과 교수) 대표를 만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었다.

"영화인연대는 부산독립영화협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 부산영화학과교수협의회 국도예술관 모퉁이극장 영화사(이하 24곳) 등 영화를 생산, 소비하는 영화인 대다수가 모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부산 영화계에서 이처럼 다양한 구성원이 참여한 것은 처음이죠. 그동안 각자의 입장을 하소연할 곳이 없었던 영화인의 절실함이 모여 영화인연대의 재결성을 이뤄냈다고 봅니다."

영화인연대는 '부산국제영화제(BIFF) 외압 논란'이 불거지면서 지역에서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여론에 힘입어 재결성됐다. 이들의 활동은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화인연대는 2011년 수영만 요트경기장의 '시네마테크 부산' 철거 반대를 위해 만들어졌어요. 당시에는 부산영화학과교수협의회 부산독립영화협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 등이 참여했죠. 하지만 시네마테크 부산이 영화의전당과 통합되며 사안이 일단락됐고,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면서 활동도 흐지부지되며 소원해졌습니다."

이 대표는 올해 영화인연대 재결성은 4년 전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예전처럼 모였다가 흩어지는 것이 아니라, 당장의 성과를 내지 않더라도 꾸준히 장기적으로 영화인의 의견을 모으고 필요하다면 행동으로 옮기는 대변인이자 구심점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동안 부산의 영화문화와 산업은 부산시, BIFF, 부산영상위원회 등 일부의 주도 아래 결정됐습니다. 정작 지역에서 영화를 만들고 소비하는 사람들은 소외됐죠. 부산의 영화산업이 외형적으로 성장했다고 하나 지역 영화계가 빈약하다면 이것은 진정한 성장이라고 볼 수 없어요. 영화인연대는 부산이 진정한 '영화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시, BIFF, 지역 영화계가 동반성장할 수 있는 방법과 대안을 찾는 데 노력할 것입니다. 부산 영화계의 현안, BIFF의 독립성 확보뿐만 아니라 지역 예술영화관을 살릴 방법, 영화진흥위원회의 예술영화 지원 후퇴, 지역 독립영화 제작 활성화 등 다양한 현안에 의견을 모으고 세미나, 성명 발표 등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겨 나갈 겁니다. 조만간 시에도 영화인연대 전문가들의 아이디어를 활용하라고 대화를 제안할 예정입니다."

이 교수는 뉴욕시립대에서 영화를 전공하고 영화계와 광고계에서 일했다. 2000년 동서대가 영화과를 만들면서 부산과 인연을 맺었다.

"제 성격이 조용한 편이라 그동안 목소리를 높이는 일이 거의 없었어요. 하지만 영화인연대 대표를 맡은 이상 이제는 부산의 영화문화와 산업 발전을 위한 건전한 비판과 대안의 목소리를 내야겠죠. 영화인연대를 통해 지역 영화계가 소통하고, 시와 영화계가 아이디어를 교류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