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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김해시 삼방동 '만리장성 한일반점' 권명주(오른쪽) 사장과 부인 추성옥 씨가 가게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노수윤 기자 |
- 짜장면 2500원, 짬뽕 3500원
- 맛·서비스·위생상태도 좋아
- 어려운 과거·생전 모친 생각
- 매월 노인 300명에 음식대접
- 개업 10주년땐 경로잔치 꿈
"돈이 많다고 모두 부자가 아닙니다. 조금이라도 나누는 사람이 진정한 부자죠."
경남 김해시 삼방동에서 중국음식점 '만리장성 한일반점'을 운영하는 권명주(58) 씨와 부인 추성옥(57) 씨. 서민이 즐겨 찾는 짜장면과 짬뽕을 싸게 팔고 노인을 초청해 짜장면을 대접하는 봉사를 꾸준히 펼치는 업주다.
소문이 나면서 지난달 행정자치부가 실시한 제1회 전국 착한가격업소 공모에서 전국의 수많은 업소를 제치고 대상을 받았다.
5년 전부터 짜장면 한 그릇 가격은 2500원, 짬뽕은 3500원을 받고 있다. 이는 경남지역 짜장면(평균 2875원)·짬뽕(4323원) 가격보다 훨씬 싸다. 가격이 싸다고 맛이나 서비스가 부실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잘못이다. 행자부의 현장심사 결과 싸고 맛있고 위생상태가 좋은 것으로 평가 받았고 주위에서도 맛과 서비스가 좋다고 소문이 나 있다.
싼 음식값에는 권 씨 부부의 나눔의 철학이 배여 있다. 권 씨는 "인제대학교와 좀 떨어져 있으나 학생들이 멀다고 외면 않고, 많이 벌어 좋은 곳에 사용하라고 많이들 찾아온다. 70∼80%가 학생 손님이다"며 "가격을 싸게 해 많은 사람이 배불리 먹는 것도 나누는 것이라 생각한다. 5년 전에 짜장면과 짬뽕 가격을 500원 올렸으나 마음 같아서는 다시 내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반점을 연 후 지금까지 매월 마지막 주 화요일은 지역 노인 등 이웃에게 짜장면을 대접하고 있다. 짜장면을 대접하는 날이면 가게 안은 물론 가게 앞까지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북적거린다. 권 씨는 "반점을 열자마자 노인 등 이웃에게 짜장면을 대접했고 이제는 약속이 됐다. 처음에는 50명 정도 왔으나 이제는 300명도 넘게 온다"며 "맛있게 드시는 어르신들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매월 한 번이지만 많은 인원이 부담이 될 듯하나 개업 전 어렵게 살았던 것과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생전의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기쁜 마음으로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추 씨는 "시어머니께서 생전에 음식을 잘 드셨지만 중풍으로 투병 중일 때는 음식을 거의 못드셨다. 어머니를 생각하면 어르신들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짜장면을 대접했고 맛있게 드셔서 기분이 정말 좋다"고 말했다.
재료비 부담보다 매월 찾아오던 어르신들이 조금이라도 줄어들 때 걱정을 한다. 추 씨는 "매번 오셔서 맛있게 짜장면을 드시던 분이 갑자기 안 오면 어디 아픈신지 걱정이 된다"며 "많이 오면 재료비가 많이 나가지만 그래도 건강한 모습으로 짜장면 한 그릇이지만 맛있게 드시고 가면 더 바랄 것 없이 기분이 상쾌하다"고 덧붙였다.
저렴한 음식값에 짜장면 대접 봉사까지 하려면 어렵지만, 남는 것 없이 다 준다는 게 권 씨 부부의 방침이다. 가끔 후식으로 떡과 과일을 내기도 한다.
권 씨는 "과거 노동도 하고 해외에서 5년간 건설업체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부산에서 택시운전도 10년 했다. IMF 때 사납금을 못 맞춰 애를 먹는 등 어려워 그만뒀다. 동생이 김해 안동 한일아파트 앞에서 반점을 운영하고 있어 택시운전을 그만두고 주방 일과 배달 등을 배웠다"며 어려웠던 지난날을 털어놨다.
이들 부부는 2007년 지금의 자리에서 만리장성 한일반점을 열고 추 씨는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고 권 씨는 주문과 정리 등을 맡고 있다. 한 푼이라도 싸게 짜장면과 짬뽕을 제공하기 위해 배달은 하지 않는다. 싼 음식값을 유지해야 자신의 어려웠던 시절과 같이 어려움을 겪는 이웃과 나눌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권 씨는 "돈 많이 벌면 무엇하나. 1남 1녀를 뒀지만 모두 출가했다. 이웃과 나누고 가족이 건강한 것이 최고"라며 "개업 10주년 때 공원에서 크게 경로잔치를 여는 것이 소원이다. 오랜 꿈인 경로잔치를 열기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바람을 이야기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