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강덕철 선임기자 kangdc@kookje.co.kr

- 부산출신에 현장경험 풍부
- 신보역할 초점 맞춰 홍보
- 조선·선박업계 지원 강화
- 보증점유비율 20% 목표

신용보증기금(신보)은 일반 시민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소기업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금융기관이다. 자금이 필요한 중소기업이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때 보증을 해 주는 곳이 바로 신보이기 때문이다. 신보는 부동산 담보가 없거나 근저당이 설정돼 있어 보증이 어려운 중소기업에 보증서를 발급해 은행 대출을 돕고 있다. 그동안 신보의 역할은 잘 드러나지 않았으나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 신보 부산경남영업본부장에 취임한 홍성호(54) 신임 본부장은 신보가 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조선 기자재, 항만 물류, 운송 서비스업 등 지역 특화사업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홍 본부장은 "그동안 신보의 역할이 제대로 부각되지 않아 안타까웠다.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통해 보다 많은 지역 기업이 혜택을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지역 본부장은 주로 본사의 주요 부서장이 승진해 오는 자리로 인식됐다. 특히 신보의 8개 지역영업본부 중 직원 수나 담당 기업 및 자금 지원 규모가 서울동부본부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부산경남영업본부의 경우는 더욱 그랬다. 바꿔 말하면, 지역 출신으로 현장 경험이 풍부한 인물보다는 본사에서 역량을 키운 인물들이 오는 자리였다. 그러다 보니 지역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고 현장의 애로 사항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러나 부산 출신인 홍 본부장은 지역 사정에 누구보다 밝은 편이고, 입사 후 부산지점장, 창원지점장, 사상지점장 등을 두루 거치는 등 현장 경험도 풍부하다. 이 때문에 지역 중소기업이 홍 본부장에게 거는 기대도 그만큼 크다. 그는 "주위의 기대를 잘 알고 있는 만큼 부담도 큰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태어나 자란 고향의 경제가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홍 본부장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 특화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그는 "최근 조선, 선박 경기가 바닥을 치고 있는데, 어려울 때일수록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부울경 지역에 배분되는 보증 한도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보 전체에서 부산경남영업본부의 보증 점유비율은 16% 수준인데, 이를 20% 정도로 끌어올려 보다 많은 지역 기업이 혜택을 받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지역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뿐 아니라 지역 은행을 돕는 것도 신보의 주요 역할 중 하나다. 은행 입장에서 자기자본비율(BIS)을 높이고, 대외 신인도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기업의 부동산 담보보다 신보에서 발급하는 보증서를 많이 확보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이 같은 측면에서 은행은 신보의 '주요 고객'인 셈이다. 홍 본부장은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등 지역 은행들이 발전하면 자연스럽게 지역 중소기업들도 동반 성장할 수 있다"면서 "지역 은행과 중소기업을 동시에 키울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본부장은 국제신문이 주도하고 있는 금융도시부산포럼에도 큰 관심을 나타냈다. 그는 "부산이 세계적인 금융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많은 기관이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신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언제든지 발 벗고 나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