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강기 관련업무 23년 전문가
- 지방근무 자처 기업지원 도우미
- 다양한 모델·첨단 기술 개발
- 102m 승강기시험타워 등 보유
- 최신 기자재 대여해 저변확대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세계 승강기 시장에서 우리 업계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대기업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소비자와 직접 부딪히는 중소기업의 역할이 더욱 요구됩니다 ".

지난해 11월 경남 거창군 남상면 거창승강기밸리 내 일반산업단지에 문을 연 경남 거창승강기R&D센터 강인구(58) 센터장. 강 센터장은 승강기 산업 육성에서 중소기업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도 이제는 연간 65만 대 규모인 세계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며 "아파트 등 주거문화 변화로 폭증하는 세계 승강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부품에서부터 완성품에 이르기까지 전 공정에서 중소기업의 참여폭을 넓혀야 한다"고 밝혔다.

강 센터장은 1976년 한양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석사 학위까지 받았다. 그는 이후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산업기술시험원에 근무하며 승강기와 인연을 맺었다. 그는 이곳에서 근무한 30여 년 중 23년을 승강기 관련 업무를 맡아 이 분야의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그간의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승강기 산업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지금까지는 승강기 관련 연구가 도로와 철도 항만 등 평면이동 중심으로 이뤄졌다"며 "그러나 앞으로는 초고층 빌딩의 등장으로 수직이동에 필요한 동선 확보 문제가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승강기 산업의 중요성을 미리 인식하고, 남들이 꺼리는 지방근무를 자처해 한국산업기술시험원 경남지역본부장을 맡았으며 신설된 거창승강기R&D센터의 센터장도 기꺼이 수락했다.

그는 승강기 산업이 건설경기에 따라 성쇠가 좌우되는 장치산업이기 때문에 대기업만의 독식은 적절치 않다고 진단했다. 다양한 모델과 참신한 첨단 기술력을 바탕으로 신축적으로 대응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우량 중소기업군의 저변을 넓히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거창승강기밸리는 거창군이 학생이 없어 문을 닫으려는 폴리텍대학을 인수해 설립했다. 군은 이곳에 승강기 대학을 설립하고 관련 기업을 유치했다. 또 더불어 기술지도와 경영지원, 품질인증, 해외시장 파악 등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이 같은 업무를 수행할 연구기관으로 거창승강기R&D센터를 설립했다.

국비와 도비 군비 등 총 144억 원이 투입된 이 센터는 1만5629㎡ 부지에 기업지원동과 시험연구동, 시험타워동이 들어서 있다. 시험연구동은 진동시험기와 인장압축시험기, 스프링압축시험기 등 값비싼 기자재를 갖추고 이를 중소기업에 대여해주기도 한다. 특히 에스컬레이터 발판의 성능 점검을 위해 비틀림과 수직운동을 1000만 회 반복시험할 수 있는 반복하중시험기와 전자회로기판의 안전 점검을 위해 50만 회의 충격시험이 가능한 전자회로기판시험기 등은 최첨단 장비로 손꼽힌다.

국내 5개 대기업만 보유하고 있는 높이 102m의 승강기 전용시험타워도, 이를 이용하고자 전국에서 이곳을 찾는 등 인기다.

종전에는 업체들이 기술이나 아이디어가 있어도 시험을 위해 대기업의 타워시설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자체 제품개발이 안 됐다. 그러나 이 시험타워가 생긴 뒤로는 10개의 승강기 완성품 기업이 생겨나는 등 업계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고 강 센터장은 귀띔했다.

강 센터장은 "중국은 세계 승강기 시장의 64%를 점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세계 시장의 0.7% 점유에 그쳐 안타깝다"며 "매년 7% 이상의 신장세를 보일 정도로 급성장하는 승강기 산업의 지원과 발전방안 모색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