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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피플] 부산대 안중배 교수

장기기상예측모형 부산대 브랜드로 몽골 첫 수출

  • ." 이진규 기자
  •  |   입력 : 2015-01-27 19:37:39
  •  |   본지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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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홍영현 기자 hongyh@kookje.co.kr
- 사용자 편의 높여 운용용이 장점
- 한중일 3국 교류에 더욱 공들여
- 올 하반기 아시아기상학회 개최

2009년부터 2010년에 걸친 겨울에 몽골은 갑자기 몰아닥친 수십 년 만의 한파로 전체 가축의 5분의 1이 넘는 1000만 마리 정도가 죽고 2만 가구의 유목민이 삶의 터전을 잃었다. '조드'로 불리는 몽골의 폭설과 한파는 북극해 기온 상승으로 북극 상공을 에워싸고 도는 제트기류가 약해져 북극의 찬 공기가 남쪽으로 내려오는 극 진동 때문에 생긴다. 폭설 후에 혹한이 닥치면 눈이 얼어붙고 그 때문에 풀을 찾을 수 없게 된 가축은 굶어 죽을 수밖에 없다.

폭설과 한파의 피해가 컸던 것은 몽골의 취약한 장기 기상예보 능력도 크게 작용했다. 몽골의 기상예보 수준은 우리나라의 1970년대와 비슷하다. 하지만 부산대 안중배(대기환경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개발해 몽골 기상청에 제공한 장기기상기후예측모형 덕분에 앞으로는 이 같은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예측모형은 'PNU CGCM(부산대 접합대순환모형)으로, 부산대라는 이름을 달고 외국에 수출된 국내 첫 기상예보모형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안 교수팀은 몽골 기상청의 요청으로 지난해 9월 몽골에 가서 예측모형을 설치하고 운용방법을 전수해 줬다.

"유럽 등 다른 나라가 개발한 모델도 여럿 있지만, 이는 고성능의 슈퍼컴퓨터가 없으면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몽골에도 슈퍼컴퓨터는 있지만, 부산대에서 쓰는 것보다 기능이 떨어집니다. PNU 모형은 사용자 편의를 높여 몽골의 슈퍼컴으로도 쉽게 운용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다른 모형보다 몽골 기후 조건에서 우리 모형이 정확도가 훨씬 높다는 평가가 몽골 기상청의 선택에 크게 작용했죠. 특히, 극 진동을 잘 예측한다는 점을 세계 학회에서 인정받았습니다."

학회에 참가한 몽골 측에서 도움을 요청해 와서 지난해 4월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9월에 설치를 마쳤다. 안 교수가 개발한 모형은 대기와 해양 지면 식생 얼음 등의 요소를 모두 고려해 단순히 대기상태만 예측하는 게 아니라 해양이나 식생의 변화까지 예측할 수 있다. 고성능의 슈퍼컴퓨터가 아닌 일반적인 성능의 슈퍼컴으로 '기상예측'을 넘어선 '기후예측'까지도 할 수 있는 저비용 고효율의 모형인 셈이다. 안 교수는 부산대에 임용한 1991년부터 이 모형의 연구를 시작해 1997년 개발에 성공했다.

"장기 기상·기후 예측을 할 수 있는 모형을 개발한다면 부산대 고유 브랜드를 붙이겠다는 게 애초의 꿈이었습니다. 연구 초기엔 모형 이름에 PNU라는 특정 대학이 들어가 있다고 해서 연구비 수주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APCC(APEC기후센터)를 비롯해 세계 여러 기관에 부산대 브랜드를 붙인 예측자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 자료가 가공 처리돼 전 세계로 배포되죠. 몽골에도 예보모형뿐만 아니라 이 모형을 구동할 초기자료인 전 지구적인 대기·해양 등 관측자료까지 매달 보내주고 있습니다. 앞으로 2, 3년은 더 모형을 업그레이드해주고 자료도 제공할 예정입니다."

올해 말까지 2년 임기의 한국기상학회장직도 맡고 있는 안 교수는 전반기인 지난해에는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해 1700명이던 회원을 2050명 선으로 크게 늘렸다. 또 그는 지난 한 해 회원이 발표한 논문이 1000건에 달할 정도로 학회가 학술교류의 장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도록 했다. 후반기로 접어든 올해는 학회 차원의 국가 간 교류, 특히 한중일 3개국 교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정치적인 문제로 3개국 기상학회 교류에 대해 일본 측의 반응이 미지근했습니다. 이에 중국이 반발해 판이 깨질 뻔 하기도 했죠. 하지만 한국 학회의 중재로 무마하고 판을 키워 '한중일기상학회'를 '아시아기상학회'로 확대해 올 하반기에 일본에서 처음 개최하기로 했습니다. 상반기에 일본, 중국과 협약을 맺고 나면 본격적으로 3개국 젊은 기상학자가 교류하는 '영 사이언티스트 프로그램'도 가동할 생각입니다. 젊은 시절에 공동연구를 하면 평생 학문적 동지로 이어집니다. 하늘에 경계가 없듯이 한·중·일의 젊은 과학자가 공동연구를 통해 갈등을 줄이고 협력하는 자리를 만들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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