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 취임 직후 '글로벌 봉사대' 창단
- 학과따라 미용·급식 등 나서며
- 연인원 6000 명 재능기부 성과
- '교육품질 인증대' 선정 경사도

전국 철각들의 축제인 제16회 부산마라톤대회가 오는 9일 다대포해수욕장에서 열린다. 영남권 대표 풀코스인 낙동강 하구를 뛰는 부산마라톤대회는 천혜의 자연경관 못지않은 자랑거리가 있다. 1000여 명의 자원봉사자다. 부산 사하구 괴정동 동주대학교는 '나눔'의 중심이다. 매년 200여 명의 학생이 출발지점 질서 유지부터 물리치료·응급구조까지 책임진다. 마라톤 참가자의 안전과 원활한 진행이 그들의 손에 달린 셈이다.

'자원봉사'가 동주대의 아이콘으로 부상한 것은 지난해 5월부터다. 김영탁(58) 총장은 취임하자마자 '글로벌 사회봉사대'를 창단했다. 교직원과 학생 800여 명이 회원이다. "부산마라톤대회는 지역사회에 재능을 기부하는 뜻깊은 자리입니다. 스포츠재활과나 물리치료과 학생들은 전공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살아 있는 교육의 장이지요." 김 총장은 자원봉사는 곧 행복이라고 했다. "요즘은 스펙을 쌓기 위해 봉사하는 경우도 많잖아요. 우리 학생들은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재능을 내놓습니다. 그래서 행복감을 더 느끼는 것 같아요."

동주대 학생들은 연인원 6000여 명이 봉사를 한다. 전교생이 연간 2회 정도 나눔 행렬에 동참하는 셈이다. 김 총장이 들려주는 에피소드 하나. "지난 7월 전남 구례에 사는 재학생의 낡은 집을 수리하러 갔을 때입니다. 미용계열과 방송영상과 교수·학생들도 함께 가서 어르신들 머리를 잘라 드리고 사진도 찍었지요. 잔치가 벌어졌다고 동네분들이 그렇게 좋아하시더라구요."

동주대의 봉사 영역은 다양하다. 방송영상과 박희진 교수는 19년째 경제 사정이 어려운 노인을 대상으로 '무료 영정 사진 찍기'라는 독특한 영역에서 재능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1만6000여 명의 영정 사진을 촬영했다. 제과제빵전공과 외식조리전공에선 홀몸 어르신들에게 빵과 밑반찬을 전달한다. 매년 50여 명의 글로벌 사회봉사대원들은 필리핀 빈민촌을 찾아간다. "우리보다 힘들게 사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돕고 싶다'는 마음이 절로 생겼다'고 말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자원봉사를 '의무'가 아니라 '즐거운 놀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고 했다. 동주대는 지난해 고등직업교육평가인증원으로부터 '교육품질 인증대학'으로 선정됐다. 교육부 선정 '동남권 보건·교육 산업분야의 핵심 직업인 양성사업'에도 선정돼 2018년까지 150억 원을 지원받는다. 최근에는 간호학과가 4년제로 승격되는 경사도 맞았다.

"2018년이 개교 40주년입니다. 그때까지 전국 전문대학 '톱 10'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교직원이나 학생들에게는 '자신감을 가지라'는 주문을 많이 합니다. 학교에서 배운 재능과 기술이 사회에서 분명히 통한다고 강조합니다. 동주대가 성장하는 것처럼 부산마라톤대회도 부산·경남을 넘어 국제적인 축제로 성장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습니다." 김 총장은 중앙대 기계공학과에서 학·석사를 마치고 일본 교토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0년부터 모교 교수로 재직하면서 기획실장과 일반대학원 원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3월 제10대 동주대 총장으로 취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