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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
- 지역대학 출신 첫 학회장
- 아시아 네 번째 ICM 개최 등
- 국제적 위상 높아지는 반면
- 수학과 감소 등 국내서 외면
- 극과 극 상황 해결책 세울 것
"지역대학 출신의 첫 학회장으로서 어깨가 무겁지만 소명감을 갖고 역할을 수행해 나가겠습니다."
부산대 수학과 이용훈(57) 교수는 지난달 대한수학회 회장 선거에서 지역대학 출신 중 처음으로 제23대 학회장에 선출됐다. 1946년 10월 설립된 대한수학회는 수학과 교수 교사 학생들의 모임으로 대한수학회지 및 대한수학회보를 발간하고 있다. 이 학회는 지난 68년간 서울 등 수도권 대학교수들이 회장을 맡아오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지역대학 출신 회장을 맞이하게 됐다.
부산이 고향인 이 신임 회장은 부산대 수학과에서 학·석사과정을 밟은 뒤 미국 앨라배마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번 회장선거는 단독 출마 혹은 2인 경쟁의 일반적인 관행과 다르게 3명의 후보가 출마, 열띤 경쟁을 벌였다. 이 회장은 내년 초부터 2년 임기를 시작한다.
이번 회장 선출이 남다른 이유가 또 있다. 지구촌 수학자들의 올림픽인 '세계수학자대회(ICM·International Congress of Mathematicians)'가 다음 달 13~21일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4년마다 한 번씩 개최되는 이 대회는 세계 5000여 수학자들이 모여 수학계의 노벨상인 '필즈상'을 시상하고 학술대회 등을 여는 대규모 행사다.
이 회장은 "2000년대 들어 한국은 국제수학연맹의 국가수학등급이 2등급에서 4등급으로 한 번에 2단계가 상승할 만큼 큰 발전을 이뤘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1990년 일본, 2002년 중국, 2010년 인도에 이어 아시아에서 네 번째로 ICM을 개최하는 영광을 얻었다"고 말했다. 또 "이번 개최를 계기로 한국 수학계가 국내를 넘어 국제적인 위상을 갖게 됐다. 내년부터는 포스트 ICM을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의 주도로 아시아수학연맹(가칭) 창설이 논의 중이라고 소개했다.
국제적인 입지 강화와는 달리 국내 수학계는 대내적으로 많은 어려움에 부닥쳐 있다. 이 회장은 "기초과학에 대한 외면 현상으로 인해 지난 10년간 40개 대학에서 수학과가 없어지는 등 입지가 더욱 좁아지고 있다"면서 "전공자들의 진로 다양화와 국제수학올림피아드 활성화, 일반인을 위한 수학문화 확산 등도 풀어야 할 난제"라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일반인에게 수학은 '수학포비아'로 불릴 만큼 어렵게 여겨진다. 이에 대해 그는 자신의 어릴 적 얘기를 꺼냈다. 그는 "나도 중·고교생까지 수학을 잘하지 못했다. 당시 과학을 전공하려고 문리대학에 입학한 뒤 '내가 수학을 못 한 게 아니라 산수를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쪽으로 진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수학교육은 사고력을 키우는 게 아니라 산수나 답에만 집중해 수학 기피현상이 더 심해지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이 회장은 마지막으로 "우리 수학계가 극과 극의 국내외적인 상황에 빠지면서 대한수학회의 할 일이 더욱 많아졌다"며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어려운 상황을 타개할 새로운 개념의 전략과 대책을 마련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한수학회 부회장, 아시아수학대회 집행위원장, ICM 조직위원 등을 역임한 그는 한국학술진흥재단 최우수 PM상 수상자, 부산대 프리미어 교수로 선정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