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포동 축 개금3동서 활동
- 후원기업과 전기배선 수리
- 주민참여 확대로 자치력 배양
- 역량 커지면 주택조합 설립

시민이 운영하는 복지기관을 내세운 복지법인 '우리마을'이 지난 3월 설립 절차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우리마을은 탄생부터 남다르다. 복지법인에서 일어나는 비리를 원천 차단하고 복지 서비스의 수혜자들이 수동적으로 서비스에 의존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우리마을은 주민이 스스로 도우며 투명하게 마을과 공동체 단위의 복지활동을 꾸려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우리마을의 시작부터 함께한 유동철 복지법인 우리마을 대표는 구성원들이 동등한 입장에서 주도적으로 참여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동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유 대표는 평소 주민 참여형 복지법인에 관심을 두고 있던 차에 3년 전 주변의 뜻있는 이들을 모아 710명이 1만 원씩 출자하는 복지법인을 계획했다.

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출자 한도를 일 인당 최대 100만 원으로 늘려 설립기금을 마련했다. 지금은 회원 500여 명이 낸 회비로 운영비를 조달하고 주요 사업은 기업 참여를 이끌고 있다.

유 대표는 "주민 주주형 복지법인의 취지에 동감한 기업인이나 의사, 법률인 뿐만 아니라 수급자까지 다양한 계층이 참여하고 있다. 처음 기금 모금을 시작할 때 1억 원씩 출자 의사를 밝힌 사람도 있었지만 1만 원만 요구했다. 이후 한도를 늘렸지만, 출자 금액과 상관없이 1인 1표의 원칙은 유지하고 있다. 정관 개정이나 임원 임면 등 중요한 의사 결정은 회원 총회에서 한다"고 설명했다.

주민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만큼 우리마을의 활동도 주민 밀착형 사업이 주가 되고 있다. 사무실이 있는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을 축으로 해 개금3동 일대에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앞으로는 범천동 매축지마을과 경부선 철로 변 마을로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그는 "지난해 초 비영리민간단체를 만들어 반찬 나누기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어 마을잔치와 마을 사진전, 강연회 등 주민과 어울리는 자리를 자주 만들었다. 지금은 기업의 참여로 주택의 전기배선 수리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사업에는 유 대표가 가르치는 학생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산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전기배선 수리는 우리마을이 개금3동 기찻길마을 일대에서 수요 조사를 하고 한국전력 부산울산본부와 한국전기공사협회 부산시회가 노후주택 35채의 수리 작업과 소모품 조달을 맡았다. 참여형 사업의 취지에 따라 수리 대상 가구 선정과 일정 관리를 주민과 상의해 결정했다. 올해 중으로는 마을 단위로 마을관리사무소를 설치해 주민이 스스로 마을을 관리하는 자치력을 키우도록 할 계획이다.

유 대표는 "평소 주민 사랑방 구실을 하면서 우리마을과의 소통 통로 역할도 하도록 할 생각이다. 우리마을의 활동 이후 부산시가 철로 변 마을 실태조사를 해 개금동 일대에서 시범사업으로 지원을 계획하고 있는데, 지원이 되지 않더라도 자체적으로 마을관리사무소를 꾸려 운영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장기적으로 주민의 역량이 더 커지면 주택협동조합 설립을 꿈꾸고 있다.

유 대표는 "주민이 출자해 건립과 생활을 공동체적 방식으로 하게 된다. 취사장과 도서관 등을 공동으로 운영하면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 수도 있다. 재원이 많이 들어가는 사업이지만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공공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국내에서는 유례가 없지만, 반드시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