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재무부를 거쳐 부산·김해·창원세관 등 지역 세관 10곳의 세관장을 역임하고 공직에서 은퇴한 원로 수필가 김훈(74·사진) 씨가 제10회 부산수필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시상식은 20일 오후 6시30분 동구 초량동 스타일웨딩홀에서 열린다. 수상작품은 2004년 작품인 '타다 남은 마늘 한 쪽'이다. 심사위원단(황정환 이병수 권대근 신영수 강옥희)은 수상작에 대해 "타다 남았을 마늘 한 쪽이 바위 틈 이끼 위에 떨어져 하얀 뿌리를 내리고 삶의 의지를 불태우는 것을 본 작가가 그 장면을 통해 '소생'이라는 주제의식을 잘 구체화했다"며 "김훈 수필가는 지식인이자 공인으로서 수필을 통해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세태에 대해 간접적인 저항을 표시하면서도 긍정적이고 따뜻한 시각을 유지해온 작가"라고 평가했다.

그가 본격적으로 수필을 쓴 것은 공직에서 은퇴(1995년)하기 5년여 전부터다. 이후 '노란 손수건', '판문점 세관', '살기 싫은 천국, 살고 싶은 지옥' 등 다수의 수필집을 냈다.

수상 소감을 통해 그는 "고1 때 김일엽 스님의 책 '청춘을 불사르고'를 읽고 가슴이 뛰어 불면의 밤을 지새웠다. 결국 방학을 틈타 막무가내로 수덕사로 찾아가 면회를 신청했던 문학소년의 열정이 떠오른다"며 "문학은 재련(再鍊)과 단련(緞練)의 조화로 완성작품이 창출되기에, 한 가닥 희망을 품고 글쓰기 공부를 열심히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수필가는 현재 (사)충·효·예 문화실천운동 부산지역 총재와 부산복지단체연합회 공동회장, 부산의료소비자생협 이사장 등을 맡아 왕성하게 사회활동을 펼치고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