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서대 총장 퇴임 직전 결심
- 환경운동가로 제2의 삶 시작
- EM 발효액 보급 확대 전도사
- '그린스쿨' 등 저변 확대 주력
그는 무척 소탈하다. 1999년 동서대 총장 취임 때 그는 박사모를 쓰지 않았다. 이유는 단 하나. 박사학위가 없었기 때문이다. 주위의 강력한 권유에도 그는 한사코 박사모를 거부하며 식장 단상에 올랐다. 그의 우직하면서도 강단 있는 모습을 본 부산대는 이후 그에게 명예박사학위를 수여했다.
그는 아직도 열정적이다. 얼마 전 그는 총장 재임 당시 공동 박사학위과정을 개설한 핀란드의 명문 오울루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7박 8일간의 강행군 후 토요일인 지난달 25일 오전 11시 김해공항에 도착한 그는 곧바로 학교 사무실로 향했다. 밀린 결재와 그간 못 본 신문을 훑어본 후 오후 3시 국제존타 32지구 지역대회에 참석해 축사를 한 후 만찬까지 하고 귀가했다. 다음 날 학교 내 있는 교회에서 주일예배도 빠뜨리지 않았다.
올해 일흔 다섯인 박동순 동서대 전 총장. 2011년 2월 12년간 맡아왔던 동서대 총장직을 물러난 후 그는 지금도 매일 오전 8시면 동서대 민석기념관 그의 사무실에 도착한다. 토요일도 예외가 아니다. 알고 보니 그는 환경단체의 총재로 환경운동을 진두지휘하고 있었다.
"총장직을 그만둬야겠다고 고민하던 2009년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게 바로 환경운동이었지요." 인재양성에 매진하던 교육자가 환경운동가로 제2의 삶을 꿈꾸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함께할 행동주체로 '어머니'를 택했다. 환경운동의 고갱이인 생활 속 실천을 할 수 있는 중심이기 때문이다.
2010년 4월, 이렇게 탄생한 단체가 (사)부산어머니그린운동본부. 올해로 결성 3년째로 접어드는 부산어머니그린운동본부의 현재 회원은 3500여 명. 창립 첫해부터 매년 낙동강유역환경청, 여성가족부, 부산시, 그린스타트 전국네트워크 등의 환경 공모사업에 당선돼 환경파수꾼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금도 회원 중 30명은 그린패트롤로, 낙동강 수질을 측정해 낙동강유역환경청에 보고한다.
부산어머니그린운동본부의 생활 속 실천의 시발점은 EM발효액의 가정 보급. EM원액에 쌀뜨물과 당밀을 적당한 비율로 섞어 일주일 정도 발효시킨 EM발효액은 희석해 욕조목욕·샤워·설거지·화장실 청소 때 사용하면 수질 개선은 물론 바퀴나 진드기 억제에 효과를 발휘한다.
"저는 샴푸통에 샴푸와 EM발효액을 2 : 8로 섞어 머리를 감습니다. 덕분에 머리결이 아주 좋아졌어요. 애완견엔 100배로 희석해 스프레이하면 털이 윤택해져요. 음식물쓰레기통에 뿌려주면 악취가 사라지고 양이 푹 줄어요. 남자들 구두나 운동화에 뿌리면 냄새가 사라지는 등 용도가 무궁무진합니다." EM발효액의 전도사였다.
박 총재는 낙동강을 끼고 학장천·감전천·삼락천 등 지천이 있는 사상구를 우선 공략지역으로 정한 후 인근 초등학교·아파트부녀회와 연대를 시작했다.
지난해 동주·주학·구학초등, 올해 가평·가야·가산초등과 MOU를 체결해 전체 학부모 모임 때 EM발효액을적극 홍보했다. 올해 17군데 초등학교와의 MOU도 예정돼 있다.
아파트부녀회와도 손을 잡았다. 신모라 우성아파트 800세대는 이미 전 세대가 EM발효액을 사용하고 있고, 신주례LG와는 4개월간 EM발효액을 무상 제공해 음식물쓰레기 양을 조사하고 있다. 괘법동 동원아파트는 EM발효액 보급뿐 아니라 에너지 포인트제, 즉 얼마나 전기가 낭비되고 있는지를 확인해주는 계기전력 컨설팅도 실시하고 있다.
박 총재는 "향후 요식업협회와도 EM발효제 보급과 관련해 MOU를 추진할 계획이며, 아파트의 경우 EM발효액 보급과 함께 계기전력 컨설팅도 병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흙공 투하'도 주요 사업 중 하나이다. EM발효액에 쌀겨와 황토를 섞어 한 달간 발효시킨 야구공 크기의 흙공을 하천에 투하하면 유익한 미생물이 수질을 정화해준다. 시간이 날 때면 회원들과 흙공을 만든다는 그는 4일 동주초등 학생들과 학장천을 찾아 흙공을 던졌다.
저변 확대를 위한 환경강좌인 그린스쿨에도 주안점을 두고 있다. 결성과 함께 시작한 그린스쿨은 원래 매주 수요일만 개설했는데 참가자가 늘어 이듬해부터 목요일에도 하고 있다.
지금까지 1만8000여 명이 그린스쿨을 다녀갔다. 이 중 신청을 받아 기후변화대응, EM보급 및 하천보전 등 전문지도자교육을 실시해 그린리더로서 학교와 아파트를 찾아 강의한다.
나이를 잊고 일하는 그의 꿈은 방대했다. "낙동강과 근접한 사상구의 학교 및 아파트의 환경실천교육이 끝나면 대상지역을 부산진구, 북구, 강서구 순으로 넓혀 부산전역으로 확대할 생각입니다."
통영 출신의 박 총재는 판사였던 선친을 따라 부산으로 이주해 부민초등, 부산여·중고, 이화여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신시내티 신학대학 대학원을 수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