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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결속이 마을만들기 사업 진짜 목표죠"

한국커뮤니티매핑 공동센터장 임완수 美 머헤리 의과대 교수

  • 유정환 기자 defiant@kookje.co.kr
  •  |   입력 : 2013-06-03 20:45:44
  •  |   본지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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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 공공화장실 프로젝트 등
- 공동체 구성원들이 정보 취합
- 이슈 발굴해 분석·공유 작업
- '김길태 사건' 발생 덕포동에
- '안전'을 키워드로 적용하기로

- 소외계층 교육 역할 등 겸해
- 市차원의 지원과 관심 필요

"아직 밤길을 걸어보지 않아 얼마나 위험한 곳인지 파악하진 못했지만 낮에 본 부산 사상구 덕포동은 골목 골목이 살아 숨쉬는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김길태 사건'으로 이 지역이 우범지역으로 낙인 찍혔지만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려는 주민들의 의지가 강해 희망이 엿보입니다."

지난 4월 개소한 한국커뮤니티매핑센터 임완수(48·미국 뉴저지 머헤리 의과대학 가정의학 및 예방학과 교수) 공동센터장은 지난달 31일 부산발전연구원과 사상구가 주축이 돼 추진하고 있는 마을 만들기 사업에 커뮤니티 매핑(마을지도) 기법을 적용하기 위해 덕포동을 둘러본 뒤 이같이 말했다. 이번에 임 센터장이 부산을 방문한 것은 부발연이 커뮤니티 매핑을 부산시 사업에 접목시키기로 하면서 다양한 주제 중 '안전'을 키워드로 '김길태 사건'이 일어난 지역인 덕포동에 적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커뮤니티 매핑은 커뮤니티 구성원이 위치기반 데이터를 모아 지도로 만들어 커뮤니티의 이슈를 찾아내고 이를 분석하고 공유하는 것을 말한다. 임 센터장은 2005년 '뉴욕의 공공 화장실 지도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한 이래 약 10년간 커뮤니티 매핑 관련 사업을 추진해 뉴요커·뉴욕타임스 등 미국의 언론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커뮤니티 매핑 전도사'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날 지역 주민들과 덕포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주제를 3시간에 걸쳐 논의하면서 지역을 활성화할 다양한 방안을 도출했다. 그는 "혼자서 멈춰선 기차를 끌어서 움직이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100명이 힘을 모으면 가능하다. 마을 만들기 사업도 결국 지역 주민들의 참여가 성공의 열쇠"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정보의 가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도를 만드는 과정에서 구성원들이 강한 결속을 이룬다는 사실"이라며 "사람과 사람, 공동체와 공동체, 지역사회와 지역사회를 연결해 더욱 평등하고 풍요로운 세상을 만드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뉴저지에 허리케인 '샌디'가 몰아쳐 엄청난 피해를 남겼을 때 커뮤니티 매핑 실험을 하던 고교생들에게 휘발유를 구할 수 있는 주유소를 확인해 지도에 표시하도록 해 서너 시간만에 주유소 지도를 완성했다.

당시 도시 전체의 80%가 정전됐고, 사람들은 휘발유를 구하지 못해 쩔쩔맸다. 유일하면서도 가장 정확한 정보가 인터넷에 올라오자 언론사들은 실시간 이 사이트를 방영했고, 미국 재난방재국에서도 학생들이 모은 정보를 사태 수습에 활용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커뮤니티 매핑이 확산되고 있다. 임 센터장은 서울 숭덕초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학교 주변 유해 환경지도를 만들었고, 전북 무주의 고교생들은 반딧불이 지도를 제작했다. 장애인들과는 직접 서울시청 주변을 돌면서 장애인 접근성 지도를 만들기도 했다.

그는 "내달 부산 사상구를 다시 방문해 '덕포동 밤길'을 지역 주민들과 함께 다니며 위험요소 등 지역 주민들이 원하는 바를 지도에 표시한 뒤 이를 분석해 관할 지자체와 해법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커뮤니티 매핑은 사회 소외 계층의 참여를 유도해 교육과 역량 강화를 이뤄내려는 목적도 있다"며 "이 사업이 성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시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 경복고, 한양대 도시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25년 전인 1988년 미국으로 건너가 석·박사를 마치고 미국에서 시민권자로 살고 있다. 현재 그는 머헤리 의과대학 교수뿐 아니라 럿거스 대학에서 도시계획 및 정책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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