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권 교수와 그의 부친 김용서 전 교수

부산대 음악학과 김정권(36) 교수가 행정학 장서 5000여 권을 이 대학 도서관에 기증해 화제다.

세계적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인 김 교수가 전공과 무관한 행정학 도서 수천 권을 기증하게 된 사연에는 아버지의 자식사랑이 녹아 있다.

김 교수의 부친은 이화여대 행정학과에서 2004년 퇴직한 김용서(73) 전 교수다.

김 전 교수는 일본 동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외무부 외교안보연구원과 숭실대, 일본 구주대학 등의 교수를 거쳐 이화여대 교수로 재직했다. 저서로 '한국형 보수주의와 리더십' '일본형 보수주의와 리더십' '상인국가 일본의 전략' '일한관계의 재구축과 아시아'(일어판) 등이 있다.

김 전 교수는 그간 소장해온 자신의 행정학 관련 일본서, 서양서 등 5000여 권을 아들인 김정권 교수가 재직하고 있는 부산대에 기증하길 원했다. 그는 "국립대학인 부산대에서 교수로 새 출발을 하게 된 아들에게 뜻깊은 일이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교수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지난달 29일 5000여 권의 행정학 장서를 부산대 도서관에 기증했다.

김 교수는 15년간 미국에서 왕성한 활동을 해오다 2011년 귀국해 부산대 음악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해외에선 ��틴 김(Quentin Kim)'으로 유명한 김 교수는 미시간주립대를 졸업하고 줄리아드 음대 석사, 예일대에서 예술가증서를 받은 데 이어 줄리아드 음대에서 음악예술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1년 4월에는 '꿈의 무대'로 불리는 뉴욕 카네기 홀에서 데뷔 독주회를 성황리에 열기도 했다.

김 교수는 "아버지께서는 우리 민족을 위한 국민 음악가가 되어 달라고 당부하며 저의 활동을 자랑스럽게 여겼다"면서 "수십 년 교육과 연구의 혼이 담긴 아버지의 책들이 학생들에게 배움의 길을 안내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