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한국어로 일기를 쓰고 휴대전화는 24시간 언제든지 받는다. 하루에 연설을 10차례 할 때도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매일 한국어로 일기를 쓰고 있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그는 2002년 외무부 장관 시절부터 일기를 썼으며 유엔 사무총장이 되고서도 계속 일기를 쓰고 있다고 밝혔다. 곧 출간되는 '반기문과 대화 : 가장 높은 곳에서 바라본 유엔'이라는 책에 소개된 내용이다.
다만 요즘은 너무 바빠서 손으로 쓰는 대신 녹음기를 사용해 구술 일기를 쓴다고 소개했다. 녹음한 내용은 비서에게 정리하도록 하는데 반 총장의 최측근 인사들도 이런 사실을 모른다고 한다.
이 책은 미국의 저널리스트 톰 플레이트 로욜라메리마운트대학 교수가 반 총장을 만나 나눈 대화를 토대로 쓴 대담집이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논설실장을 지낸 플레이트 교수는 레이건과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존 메이저와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오부치 게이조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 그리고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 등을 두루 인터뷰한 국제정치 전문 저널리스트다.
대담집은 그가 2010년부터 내놓고 있는 '아시아의 거인'이라는 연작 대담집 4탄이다. 1탄은 리콴유 전 총리, 2탄은 마하티르 전 총리, 3탄은 지난해 펴낸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와 대담집이다.
플레이트 교수는 26일(현지시간) "좀체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하는 유엔 안보리이사회 상임이사국들이 두 번이나 만장일치로 총장으로 밀었다는 사실은 반 총장이 얼마나 대단한 인물인지 보여준다"고 대담집 4탄의 주인공으로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 책에서 반 총장은 하루 24시간이 모자란 바쁜 일상과 세계 최고 지도자답지 않은 소탈한 면모를 가감 없이 보여준다. 반 총장은 "나는 하루 24시간 언제든 전화를 받는다"고 소개해 저자를 놀라게 했다. 또 하루에 5개 회의를 주재하고 10차례 연설을 마다하지 않으며, 세계 어디든 재난을 겪는 곳이면 없는 시간도 만들어서 달려가다 보니 여객기 이코노미 좌석을 탄 적도 있다고 했다. 플레이트 교수가 믿을 수 없다고 하자 반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은 전용기가 없으니 상용 여객기를 이용해야 한다. 내가 원하는 시간에 비행기를 타려면 이코노미라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이 책을 펴내는 마셜 캐번디시 출판사는 11월 1일 뉴욕에서 반 총장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출판 기념회를 열 예정이다. L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