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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일 부산대에서 '재일 조선인과
언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던
서경식 교수. 이동근 사진작가 제공 |
- 국가의 틀 깬 언어교육 강조
'나의 서양미술 순례'(창비·1992) 저자로 알려진 서경식(61) 일본 도쿄경제대학 교수는 "재일 조선인 작가라면 많건 적건 모두 일본어라는 창살 없는 감옥에 갇혀 있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부산대 인문학연구소와 인문한국(HK) 고전번역+비교문화학연구단이 지난 7일 부산대 인덕관 대회의실에서 연 특강에 참석해 '재일 조선인과 언어'라는 강연을 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체성을 찾으려고 한국에 유학 왔다가 간첩단 사건의 누명을 쓰고 19년간 옥살이를 한 서승·서준식 형제의 친동생이다.
그는 중학교 시절 아픈 기억을 소개했다. "영어 시간에 'I am a Japanese'라는 문장을 선생님께서 앞자리부터 읽으라고 합니다. 전 난감했습니다. 조선인이므로 조선인이라고 말하지 않으면 비굴할 것 같고 조선인을 영어로 어떻게 말하는지도 몰랐습니다. 고개를 숙이고 입을 다물었어요."
재일 조선인에게 한국어 역시 '언어의 감옥'이 될 수 있기는 마찬가지다. 한국 대학 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재일 조선인의 경험을 예로 들었다. "한국 교과서와 교재에 '한국인이라면 한국어를 당연히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구문이 나옵니다. 발음이 좋지 않으면 주위에서 '한국인인데, 왜'라는 말을 듣거나, 거꾸로 '너는 일본인이니까 어쩔 수 없어'라는 빗나간 위로를 받기 때문에 한국어를 배우는 데 거부감을 갖는 사례가 많아요."
그는 네이션(국가, 국민)의 틀을 넘은 언어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어떤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자만이 어떤 국민이라고 승인을 받고, 그 언어를 할 수 없는 자는 국민이 아니다는 언어관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언어교육을 할 때 다언어, 이중 표기, 삼중 표기를 시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 덧붙였다. 서 교수의 지적은 거주 외국인 100만 명 시대를 맞은 한국의 외국인 정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