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적 건축가 대상 국제 공모한 영화의전당, 이제 부산 랜드마크
- 10일까지 '소통과 통섭' 주제로 부산국제건축문화제 곳곳서 열려
- 건축의 부산성 회복에 노력

사진=곽재훈 기자 kwakjh@kookje.co.kr

국내 유일의 도시건축 축제인 제11회 부산국제건축문화제(BIACF)가 오는 10일까지 부산디자인센터·문화회관·시민회관·연산자이갤러리에서 열린다. 올해 주제는 '소통과 통섭'이다. 2009~2010년 '보전과 창출'을 강조했다면 올해는 건축과 문화·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발전적 대통합에 방점을 찍었다. 부산국제영화제(BIFF) 전용관인 '영화의전당'이 그 중심이다.

BIACF 김재진(69) 집행위원장은 5일 "BIACF가 2005년 세계적인 건축가 7명을 대상으로 국제 설계공모를 한 '영화의전당'이 6년 만에 결실을 보게 됐다. BIFF를 찾는 영화인들도 '세계 어디에도 없는 최고의 전용관'에 가슴 뿌듯해 한다"고 전했다.

영화도시 부산에서 '영화의전당'이 갖는 의미를 되짚어 보는 특별전도 마련됐다. 이날 부산디자인센터에선 '영화의전당' 설계자인 오스트리아 쿱힘멜브라우사의 울프 프릭스 초청 강연회가 열렸다. 6일 제12차 부산공간포럼의 주제도 '통섭의 관점에서 본 영화의전당 의미'이다. 7일 건축기술 세미나에서는 '영화의전당의 건축 재료와 구조의 가능성'을 다룬다.

"옛 하야리아 부대를 훼손하지 않고 현대적인 공원(부산시민공원)으로 리모델링하는 것은 역사와의 소통입니다. 부산의 랜드마크인 '영화의전당'은 미래와의 소통이라 할 수 있지요. 과거와 미래를 아우르는 훌륭한 건축은 관광의 소재이며 부가가치를 창출해내는 원동력입니다. 부산이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 문화의 정체성과 비전을 제시하는 도시가 되도록 미약하나마 힘을 보태고 싶어요."

시민 참여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우선 예술과 건축의 만남이 눈에 띈다.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과 '땅콩집' 돌풍을 일으킨 이현욱 건축가의 초청 강연이 준비됐다.

2008 니콘이 선정한 세계의 사진가 20인 가운데 한 사람인 사진작가 김홍희의 건축 이야기도 기대를 모은다. "다양한 장르와의 통섭을 통해 대중성과 전문성을 모두 잡고 싶었다"는 것이 김 위원장의 설명이다. 세계 유명 건축가의 다큐멘터리 건축영화 4편도 감상할 수 있다.

연산자이갤러리에선 아지트 만들기와 부산 야경 꾸미기를 주제로 한 청소년 건축체험학교가 열린다. 상상력을 불어넣는 애니메이션인 '하울의 움직이는 성'과 '천공의 성 라퓨타'도 상영한다. 퍼즐판 위에 직접 그림을 그리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퍼즐판 만들기'와 '종이집 꾸미기' 행사도 열린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 10년간은 부산건축문화제의 성공뿐 아니라 건축의 부산성을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싶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향토기업 경동그룹의 회장인 김 위원장은 지난 8월 부산 연제구 연산2동 경동메르빌 아파트에 '연제도서관'을 기부하는 협약(MOU)을 부산시와 하기도 했다. 건축비 30억 원가량을 경동건설이 부담하고 연제구는 행정적 지원과 관리·운영을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