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 2010년 한해동안 국제신문 지면을 평가하고 제언을 해줄 독자권익위원회 위원들이 19일 국제신문 임직원과 상견례를 겸한 첫 회의를 가졌다. 왼쪽부터 박근서 성도회계법인 부대표, 이처문 국제신문 편집국장, 박재욱 신라대 행정학과 교수, 류경희 문화유산해설사, 이준경 생명그물 정책실장, 유순희 부산여성뉴스 대표, 이상헌 민족미학연구소 사무국장, 권명보 국제신문 사장, 언론인 안병화 씨, 주경미 부산여성가족개발원 여성가족연구부장, 강완수 대아종합조경 대표, 주부 윤연숙 씨, 황영우 부산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장병윤 국제신문 논설실장.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국제신문 독자권익위원회 2010년 첫 회의인 1월 정기회가 지난 19일 본사 5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새해 들어 일부 위원들이 새로 가세함에 따라 전문성과 다양성 부분에서 더욱 강화된 독자권익위원회는 올 한 해 국제신문이 부산을 넘어 동남권을 대표하는 명실상부한 지역 정론지로 진일보 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위원들은 신년호를 필두로 본지가 올 한 해 연중 기획 슬로건으로 내 건 '파인(fine) 부산'에 대한 높은 관심과 기대감을 드러냈다.

◇일시:2010년1월19일 오후 5시

◇장소:국제신문사 5층 회의실

◇참가위원(가나다순)

▶강완수(대아종합조경 대표)

- 하얄리아 관련 집중보도 돋보여
- 도시가스 직원 비리 더 깊이 다뤘어야

▶류경희(문화유산해설사)

- 지역뉴스 위주 뉴스밸류 바람직
- 외래어 사용 잦아 읽기에 거슬려

▶박근서(성도회계법인 부대표·부산경남본부장)

- 어젠다 설정 부산지역 치중
- 동남권 전체로 확대 했으면…

▶박재욱(신라대 행정학과 교수·기획처장)

- 고령화·저출산 관련보도 충실
- 실업문제에도 관심 기울여야

▶안병화(언론인)

- 신년호 기획 눈길
- 한일병탄 100년,한국전쟁 60년 등 기획 누락 아쉬움

▶유순희(부산여성뉴스 대표)

- 6월 지방선거 출마 예상 인물 깊이 있는 정보 독자들에 제공을

▶윤연숙(주부)

- 시론·칼럼 등 외지 필자 늘려 부산을 바라 보는 다양한 시각 담아야

▶이상헌(민족미학연구소 사무국장)

- 도시발전 등 큰 이슈에 치중
- 작지만 중요한 문제 빠뜨리는 경우 잦아

▶이준경(생태보전시민모임 생명그물 정책실장)

- 4대 강·세종시 논란 계속 전망
- 심층취재·보도로 독자 궁금증 해소를

▶주경미(부산여성가족개발원 여성가족연구부장)

- 서평·신간소개 다양성 높여야
- '가족친화형도시' 기획기사 고려해볼만

▶황영우(부산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세종시 지면할애 들쭉날쭉 헷갈려
- 4가지 '파인 부산' 연결고리도 애매

◇본사 참석자

▶장병윤 논설실장, 이처문 편집국장, 송문석 편집부국장, 이경식 노조위원장

박근서 씨(왼쪽), 박재욱 씨

▶박재욱(독자권익위원장)=부족한 점이 많은데 한 해 동안 국제신문 독자권익위원장직을 맞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각 위원들께서 전문성을 살려 기사를 분석하고 활발한 제안을 통해 국제신문이 발전하는데 도움을 주기를 바란다. 아울러 지역사회와 시대적 환경 등을 숙고해 새로운 어젠다(기획) 제시를 해 주신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황영우=2010년 한 해 연중 슬로건 및 대기획으로 설정한 '파인(fine) 부산'에 대해 우선 말씀드리고 싶다. '파인(fine)'이라는 말이 펀(fun) 아이덴티티(identity) 내러티브(narrative) 엘레강스(elegance)의 알파벳 이니셜을 조합해 만든 조어인 듯하다. 동시에 파인이라는 단어 자체가 가지는 뜻인 '맑은' '쾌청한' '기분 좋은' '훌륭한' 등의 의미도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4가지의 기획이 서로 어떤 연결고리를 가지는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심사숙고해 결정했겠지만 차라리 시대적 요구에도 맞고 의미도 좀 더 분명한 펀(fun) 인텔리전트(intelligent) 나이스(nice) 인바이런먼트(environment) 등으로 설정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세종시 논란과 관련해 1월12일자에는 관련 분석 기사를 3개 면에 걸쳐 대폭 할애해서 좋았는데 그 다음날인 13일자 신문에는 관련 기사가 거의 사라져 버린 점이 아쉬웠다. 이유도 궁금하다. 부산의 입장에서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에 대한 계속적인 관심과 분석기사를 기대한다. 또 신문 편집때 기사에 비해 사진 크기가 전체적으로 너무 커서 거부감이 드는 느낌이다.

강완수 씨(왼쪽), 류경희 씨

▶강완수=언론은 국민들이 잘 살 수 있도록 기여하는 것이 최우선 책무다. 긍정적인 면은 더욱 살려주고 부정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따끔한 지적과 비판을 하는 것도 모두 그같은 목적 때문이다. 국제신문은 예전부터 야성(野性)이 강했던 신문이다. 최근 언론이 보수, 진보 성향으로 더욱 나눠져 있는 분위기인데 그런 것을 떠나서 지역과 지역민의 이익 및 발전을 최고 가치로 삼는 지역 정론지를 지향해 주면 좋겠다. 15일자 하얄리아부대 시민공원 조성 관련 기사의 집중 보도와 대폭적인 지면 할애는 그런 면에서 바람직했다고 본다.

같은 날 지면에서 부산도시가스 직원들의 부정부패 기사를 읽었다. 부산시도 부패 공무원을 신고하면 포상금을 준다고 하며 현 정부에서도 공직자 및 공기업 임직원의 청렴도 향상에 신경을 쓰고 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부산도시가스 관련 기사는 좀 더 크게 다뤄서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었다고 본다.

안병화 씨(왼쪽), 유순희 씨

▶안병화=2010년 신년호 특집은 깔끔한 편집과 알찬 기획으로 돋보였다. 올해 주요 이슈인 지방선거와 월드컵도 충실하게 다룬 느낌이다. 그 중 장기기획으로 선정한 '파인 부산'은 사실 이미 지난해 12월 말부터 시작해서 기사 진행이 순조로운 편이다. 그런데 '펀(fun)'으로 분류할 수 있는 것이 부산의 요트에서 부산의 맛으로 크게 건너 뛰어 상호 연관성에 혼란을 준다. 또 엘레강스(elegance)로 나눈 '탄소 발자국을 줄이자'는 기획도 원도심 문화산책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면 서로 관계가 먼 느낌이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목표를 두고 출발한 것이 아닌지…. 힘이 분산되는 느낌을 주는데 한 주제 마무리 후 다음 주제로 넘어가는 방식으로 집중하는 것도 대안이 될 것이다.

21세기 첫 10년이 지나고 맞이한 2010년이다. 한일병탄 100년, 한국전쟁 60년, 광주민주화운동 30년 등을 조명하는 기획이 신년호에서 빠져 아쉬웠다. 5월, 6월, 8월 등 관련 시기가 되면 연관된 기획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겠다.

8, 9일자에 집중 보도한 '신군부, 국제신문 강제 폐간' 기사는 기존에 알려졌던 사실이 재확인된 것이지만 인상 깊었다. 특히 국제신문이 앞장서 진실화해위에 진실 규명을 신청해 국가기관이 인정했다는 의미가 크다. 그런데 당시 33명의 국제신문 해직기자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룬 느낌이다.

▶류경희=우선 칭찬을 먼저 해 주고 싶다. 여러 신문을 보고 있는데 요즘 국제신문을 보면 참 읽을 맛이 나는 신문이라는 느낌이 든다. 먼저 1면 배치부터 시민들이 읽고 싶고 알고 싶어하는 내용들을 잘 배치해 준다. 뉴스밸류를 지역뉴스 위주로 하는 것이 돋보였다. 15일자의 하얄리아 시민공원화 문제가 좋은 예다.

한 가지 지적하자면 영어를 비롯한 외래어(외국어)를 너무 여과없이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15일자 트렌드면의 부츠 관련 기사를 보면 한 문장에 10여개의 외국어를 이용하고 있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국어의 우수성과 모범을 보여줘야 하는 것 또한 신문의 주요 책무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이준경 씨

▶이준경=국제신문은 여당지 야당지 같은 범주에 휩쓸리지 않고 '지역신문'이라는 가치를 지향하고 있기때문에 그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려 애쓰고 있는 듯하다. 앞으로도 더욱 매진해 주길 바란다. 신년호에 실린 사설(신년사)을 감명 깊게 읽었다. 국격 상승, 2010년의 역사적 의미, 유권자 정치혁명 등에 대한 기대와 방향성을 담고 있다.

4대강과 세종시 등을 둘러싼 국가적 논란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수동적 보도 태도 보다는 이들 문제에 대한 좀 더 적극적인 취재 및 보도가 요구된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수주와 관련해 국제신문도 지역에서의 경제적 파급 효과와 기대감 등을 보도했는데 너무 경제적인 부분에만 치우친 것이 아닌가 싶다. 원자력발전이라는 것이 시대 퇴행적인 것은 아닌지 친환경적 측면과 안정성 부분에서 문제는 없는지 등에 대한 검토가 아쉬웠다.

황영우 씨

▶박근서=부산이 동남경제권의 중추라고 하는데 그와 관련 교통(망)의 문제를 좀 더 심도있게 짚어 볼 필요가 있다. 도시 주변 연계 철도망 문제라든지 고속도로 톨게이트가 시역 내에 너무 깊숙이 있음으로서 생기는 시민들의 경제적 문제 등도 짚어 볼 만하다. 효율성과 친시민성을 배가 시키는 교통망이 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

국제신문은 부산 만의 신문이 아니라 동남권 신문이다. 그런데 너무 부산 중심 어젠다에 치중돼 있는 느낌이다. 네트워크를 좀 더 확대하고 동남권 어젠다에 대해서도 좀 더 폭 넓은 고민을 해 주길 바란다.

▶유순희=신년호를 기대감 속에 받아 봤다. 어슴푸레한 신새벽 분위기의 부산항에 여명이 솟아나는 1면 사진과 관련 기사가 좋았다. 또한 '6월 지방선거 누가 뛰나' 기획도 유권자로서 관심이 가는 부분이다. 그런데 해당 지역별로 거명되는 인물들에 대해 좀 더 세밀하게 소개해 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사진이 너무 크다는 황영우 위원님 의견에 공감한다. 편집 측면에서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 '파인(fine) 부산'과 관련해 원도심 복원 프로젝트, 초량 왜관 시리즈, 산복도로 르네상스 등은 부산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 주는 듯하다. 앞으로 계속 관심있게 보겠다.

학부모 입장에서 한마디 하자면 곧 대학 신입생 등록기간인데 학자금 상환제 관련 기사 뿐 아니라 실제로 학부모들이 학자금을 구할 수 있는 방법 등에 대한 안내 기사가 있었으면 좋겠다. 최근 기사 가운데 '아빠는 딸을 더 좋아한다'는 여론 조사 기사가 있었는데 이것을 좀 더 연구해 사회적 의미 등에 대해 기획시리즈를 마련해 보는 것도 좋을성 싶다.

윤연숙 씨

▶윤연숙='산복도로 르네상스' 기사를 재미있게 읽고 있다. 5일자에 옛날 산복도로 사진과 현재의 사진을 나란히 실었는데 현대인들에게 과거를 돌아보고 오늘을 반성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11일 세종시 수정안 발표 관련, 12일자에 지역의 반응(반발 포함)에 대해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그런데 아직 국회에서 수정안이 통과되지도 않았는데 마치 통과를 전제로 하고 기사 전개를 한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6일자 CEO칼럼에서 CJ인터넷 정영종 대표의 글이 실렸다. 외지인의 시각에서 바라본 부산에 대해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시론이나 칼럼 등에 더 많은 외지인들을 필자로 선정해 바깥에서 보는 부산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싣는 것도 도시발전은 물론 국제신문의 격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주경미 씨

▶주경미='여아선호' 문제에 대해 최근 도청도설에서 다뤘는데 재미있게는 읽었지만 사설이나 심층기사로 뒷받침을 해 줬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연초부터 고령화 부분에 대해 많이 다루고 있어 반가웠다. 그런데 기사를 읽다보니 지하철 무료이용 노약자에 대한 관점의 혼선이 노출됐다. 즉 지하철 무임 승차 노인을 다룰 때 노인 입장에서는 혜택을 입는 수혜자로 보지만, 지하철 운영 기관의 입장에서는 손실의 주요 원인이자 골칫거리로 치부하는 듯한 인상이다. 사설에서 '부산 노인복지 부담 실버사업으로 풀 수 없나'로 의견을 제시해 기사와 사설이 연관성을 갖는 것은 좋았다.

제안을 하나 하고싶다. 부산은 7대 도시 중 가장 책을 읽지 않는 도시라고 한다. 문화면의 서평 코너에 좀 더 다양한 분야의 신간도서를 소개하고 책을 읽고 싶어지도록 하는 데 노력해 달라. 또 외국의 도시들은 호텔 전시회 공공기관 등에서 모두가 '가족친화형'을 강조하고 있다. 각종 시설 및 교통수단에서의 패밀리요금 등. 그래서 부산을 '가족친화형 머물기 좋은 도시로'라는 기획을 제안하고 싶다.

이상헌 씨

▶이상헌='원도심 복원 프로젝트'에서 우선 초량 왜관부터 얘기를 했는데 관심있게 봤다. 부산이 갖고 있는 문화적 정체성을 새로운 발전 동력으로 삼자는 기획의도가 읽혔다. 그런데 지면의 한계인지 모르나 상당부분 표면적 얘기에 그친 것이 아닌가 싶은 아쉬움도 있다.

요즘 국제신문을 보면 도시 발전과 신문 발전을 위해 '큰 그림'을 그려 나가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러나 너무 '큰 그림'에 에너지를 집중해서 인지 정작 작지만 중요한 문제들을 간과하는 면도 있었다. 예를 들어 문화 관련 문제로 문예진흥기금 배분 방식에 대한 논란과 이에 따른 현장 예술인들의 혼돈이 최근 야기됐는데 그 문제는 제대로 조명되지 않았다. 작은 문제인 듯하지만 정작 중요한 문제들을 챙기는 자상함도 기대해 본다.

▶박재욱=새해 초부터 부산의 고령화, 베이비붐 세대, 저출산 문제 등에 대한 집중 보도가 눈에 띄었다. 이 문제들은 결국 인구 감소에 따른 도시에너지 저하와 관련된 사안인데 충실하게 잘 다뤘다. 덧붙이자면 앞으로 부산시의 신성장동력을 설정함에 있어 반드시 사전에 고려해야 할 요소로 저출산 고령화, 다민족 다문화 대비, 기후문제와 에너지 부족 문제 등 3개 항목을 꼽고 싶다.

아울러 청년실업을 포함한 실업문제에 대한 관심을 부탁한다. 이 문제는 단순한 실업난 하나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기때문에 종합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실업문제는 저출산과 고령화를 가중시키는 중요 요인이 아닌가. 예를 들어 영국의 '청년 뉴딜 프로젝트' 같은 정책도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 1990년대 20%가 넘는 청년실업으로 유럽 최고 수준의 실업난을 겪었던 영국의 변혁 성공 사례다. 마지막으로 새해 첫 달에 기억나는 칼럼이 있다. 11일자에 실린 국제칼럼 '결국 다시 지역이다'는 개인적으로 행정학을 연구하는 지역 학자로서 뼈아픈 반성을 하게 만든 주옥같은 글이었다. 지역 지식인들이 패배주의와 무사안일에 빠져 있지 않은지, 지방자치에 근본적인 변혁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등에 대해 반성하게 만든 글이었다.

새로운 위원님들이 가세해서 인지, 새해 첫 회의인데도 알찬 의견들이 많이 나왔다.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