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태 희

올해 대학에 들어온 새내기들은 오는 6월5일 치러질 부산시장과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에 선거권이 없다. 이는 청소년과 성인을 가르는 모호한 법기준에서 비롯된다. 민법상 성인의 연령은 20세 이상, 혼인 가능 연령은 18세 이상, 청소년보호법 적용 기준은 19세 이하로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주민등록증은 있으나 참정권이 없는 청소년들, 하지만 술은 마실 수 있다. 20세 미만의 근로청소년들은 납세의 의무만 주어지고 참정권은 없다. 자연히 형평성 문제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선거권 연령을 만 18세로 낮춰야 한다. 이는 18, 19세 연령층의 정당한 민주적 권리의 실현이자 공명정대한 선거문화 정착에도 도움이 된다. 과거역사를 돌아봐도 3·1운동, 광주학생운동, 4·19혁명의 주역은 학생들이었다. 이렇듯 학생들이 군부독재와 싸웠고 그 결과 우리 사회의 민주화 실현에 한몫을 해냈다. 그러나 당당한 사회구성원인 이들 연령층 학생들에게 선거권을 부여하지 않는 것은 개선돼야 한다. 18세 선거권 보장은 헌법상에 규정된 권리와 의무의 조화를 이루는 일이다. 또 보호와 감시의 대상으로만 여기던 이들 연령층을 성인과 동등한 입장에서 살아갈 수 있는 한 사람의 인격체로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우리 사회는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으며 이들 연령층은 이전에 비해 정치 사회적 참여의식이 높다. 하지만 이들의 정치의식을 담아낼 참정권만은 유독 요지부동 변화를 거부하고 있다. 시대 변화를 따르지 못하는 선거법은 우리 사회의 발전을 더디게 할 뿐이다.

낡은 선거문화를 청산하고 합리적이고 새로운 정치문화를 여는 길은 선거연령 하향 조정을 통한 폭넓은 참여에서 찾을 수 있다. 더불어 민주시민의식과 정치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 정립을 위해 체계적이고 실용적인 민주시민교육이 어린 시절부터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 인제대 언론정치학부 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