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695> 燥勝凔

성마름은 추위를 이긴다

  • 정천구 고전학자
  •  |   입력 : 2020-08-05 18:59:29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성마를 조(火-13)이길 승(力-10)차가울 창(冫-10)

‘도덕경’의 ‘죽간본’ 27장의 세 번째 구절은 이렇다. “燥勝凔, 淸勝熱, 淸靜爲天下定.”(조승창, 청승열, 청정위천하정) “성마름은 추위를 이기고, 맑음은 더위를 이기며, 맑고 고요함은 천하의 안정이다.” 흥미로운 구절이다.

우선 ‘燥勝凔(조승창)’에 대해 살펴보자. 흔히 ‘以熱治熱(이열치열)’이라고 말한다. 열은 열로써 다스린다는 뜻이니, 거꾸로 추위는 찬 것으로 맞서야 한다는 뜻이 될 것이다. 그런데 노자는 추위를 이기는 것으로 ‘燥(조)’ 곧 성마름을 들었다. 燥(조)는 躁(조)와 같아서 躁急(조급)이며 性急(성급)이다. 한마디로 서두르는 마음에 몸이 ‘뜨거워지는 것’을 이른다. ‘以冷治冷(이냉치냉)’이 아니라 ‘以熱治冷(이열치냉)’인 셈이다. 그렇다면, 노자의 발언은 잘못된 것인가?

노자 사상을 해석한 책인 ‘문자’의 ‘上禮(상례)’에 나온다. “以未治而攻人之亂, 是猶以火應火, 以水應水也. 同莫足以相治. 故以異爲奇.”(이미치이공인지란, 시유이화응화, 이수응수야. 동막족이상치. 고이이위기) “내 나라가 아직 다스려지지 않는데 어지러운 남의 나라를 공격한다면, 이는 불로써 불에 응하고 물로써 물에 응하는 것과 같다. 같은 것으로는 서로 다스릴 수 없다. 그러므로 ‘다름’으로써 기묘한 꾀로 삼는다.”

위에서 ‘以異爲奇(이이위기)’ 곧 ‘다름으로써 기묘한 꾀로 삼는다’는 말이 노자가 ‘죽간본’에 담아낸 뜻이다. 추위는 내 몸의 열을 빼앗는데, 이에 맞서려면 몸에 열이 나야 한다. 몸에 열이 나게 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마음이 조급해지는 것이다. 의욕과 열정을 일으키고 서둘러 실행하려고 애쓰는 것이다. 寒波(한파)가 닥칠 때, 뜨끈뜨끈한 아랫목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는 것과 같다. 이는 얼핏 ‘이냉치냉’과 반대되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같은 뜻을 품고 있다. 가령, 한겨울에 냉수마찰을 하거나 얼음물에 알몸으로 들어가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얼핏 ‘이냉치냉’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몸 안에 있던 열을 끄집어내서 바깥의 추위에 맞서는 방식이어서 실제로는 ‘이열치냉’이다.

고전학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법기수원지 추가 개방, 양산시 손 놨나”
  2. 2부산 철마 한우 싸다 싸
  3. 3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4. 4[포토에세이] 노랗게 물든 문광저수지 은행나무길
  5. 5부캉이 일단 외해 내보냈다(종합)
  6. 6“우리가 알던 그 시절 SM 맛” 이수만표 흥행 공식 또 적중…돌풍 속 잡음도
  7. 7한화오션, 부산 R&D 확대…설계·연구인력 채용도
  8. 8돗자리 앉아 흥겨운 트로트 즐겨요
  9. 9집값 상승 이끈 ‘수영리버·비치벨트’…부산판 한강벨트 주목
  10. 10부산도시철 7년 만에 멈춰서나…22일 노사 최종교섭
  1. 1더 밀릴 수 없다…지지율 위기에 정면돌파 택한 당청
  2. 2김용범·김현지 국감 증인채택 무산
  3. 3우크라 공관원 추가 철수에 국힘 반발
  4. 4‘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5. 5지광(국제신문 대주주) 만난 부산노동청장 “체임 방치 땐 강력 조치”
  6. 6부산시 국감서 전재수 시장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설전
  7. 7부산교통공사 사장 임명, 시설공단은 보류… 협치 여지 남긴 전재수
  8. 8'소장품 셀프 출품'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사의 표명
  9. 9울산시 국감, 시장 발언에 국힘 의원들 퇴장
  10. 10제미나이에 물었다는 이 대통령, 野 "제미나이에 국정 의존, 처참한 수준"(종합)
  1. 1한화오션, 부산 R&D 확대…설계·연구인력 채용도
  2. 2집값 상승 이끈 ‘수영리버·비치벨트’…부산판 한강벨트 주목
  3. 3SB선보, 대선조선 인수 마침표…‘SB대선’ 닻 올렸다
  4. 4비정규직 58만명 역대 최대…부산 노동자의 42%(종합)
  5. 5市, 불꽃축제 앞둔 광안리서 바가지 근절 캠페인
  6. 6타 지역 줄어드는데 부산 5.9%↑…고령화 여파도
  7. 7동남권 해양ICT 육성…해운AX·북극항로 개척 협력
  8. 8‘모두의 창업’ 2기 가동…부울경 1135명 레이스
  9. 9선박 배기가스 저감·밸브제어로 두각…AI 관제 신사업으로 영토 확장
  10. 10주가지수- 2026년 10월 21일
  1. 1“법기수원지 추가 개방, 양산시 손 놨나”
  2. 2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3. 3부캉이 일단 외해 내보냈다(종합)
  4. 4부산도시철 7년 만에 멈춰서나…22일 노사 최종교섭
  5. 5부산대·교대 통합 온도차…부실 보고 질타도
  6. 6데이터센터 몰리는 사하구…주민 갈등 줄일 조례 탄생
  7. 7부산시 신임 기획조정실장, 하민상 공수처 담당관 임용(종합)
  8. 8창원 병원 혈액투석실 C형 간염 14명 집단감염
  9. 9생곡소각장·퐁피두 등 전·현 시정 공방…울산 국힘 퇴장 파행
  10. 1022일 출근길 기온 ‘뚝’…부울경 최저 2~9도
  1. 1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2. 2‘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3. 3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4. 4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5. 5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6. 6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7. 731세 데이터 분석가, 최연소 MLB 구단 사장됐다
  8. 8"2026 AG 여자유도 계체실격, 남자 계체명단만 확인해 발생"
  9. 9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10. 10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