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656> 建言有之

예부터 전하는 말이 있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5-31 20:05:08
  •  |   본지 2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세울 건(廴-6)말 언(言-0)있을 유(月-2)이것 지(丿-3)

노자는 ‘죽간본’ 25장에서 上士(상사)와 中士(중사), 下士(하사)가 도를 들으면 각각 어떻게 반응하는지 말한 뒤 또 말했다. “是以建言有之: 明道如孛, 夷道如纇, 進道若退.”(시이건언유지: 명도여패, 이도여뢰, 진도약퇴) “그러므로 예부터 전하는 말이 있다. 밝은 길은 어두운 듯하고, 평평한 길은 울퉁불퉁한 듯하고, 쭉 뻗은 길은 물러서는 듯하다.”

예나 이제나 사람들은 대개 자기 감각과 인식이 매우 예리하고 명료하다고 여긴다. 주저하지 않고 자신이 느끼거나 생각한 바를 이야기하는 것도 그 때문이고, 반대나 반론에 맞서 물러서지 않고 꿋꿋히 버티는 것도 그 때문이며, 분란이 일어나고 파탄이 생겨도 밀어붙이는 것도 그 때문이다. 자신의 감각과 인식에 대한 믿음이 대체로 확고하다. 그러나 그 믿음은 곧잘 虛妄(허망)하게 무너진다. 사실 믿음은 불확실함에서 온다. 확실하다면 그것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미 확실한데 또 무슨 믿음이 필요하랴. 흔히 말하거나 듣는 “너, 내 말 믿지?”라는 말을 떠올려보라.

우리 감각과 인식은 우리의 믿음과 달리 매우 불확실하다. 대상이 고정돼 있어도 정확히 讀解(독해)하거나 把握(파악)하지 못하는 일이 다반사다. 두 눈을 부릅떠서 보지만 보지 못하는 부분이 늘 있고, 귀 기울여 듣지만 역시 놓치는 점이 늘 있다. 하물며 대상이 변화 속에 놓여 있다면, 어찌 제대로 독해하고 오롯이 파악할 수 있겠는가? 위에서 노자가 옛말을 들며 일깨워주는 것도 그것이다.

붓다는 “삶은 苦(고)다”고 말했다. 苦海(고해)라는 표현이 거기서 나왔다. 왜 삶이 고해일까? 妄想(망상)으로 분별하기 때문이다. 보이는 것만 보고 다 보았다 여기고, 들리는 것만 듣고 다 들었다 여기기 때문이다. 자신의 경험과 지식이면 충분히 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은 밝음에 어리는 어두움을 읽지 못하고, 평평함에 숨은 울퉁불퉁함을 읽지 못하며, 쭉 뻗은 길이 언제 구불구불해질 지 짐작하지 못한 채, 망상으로 판단하고 나아가다 수렁에 빠진다. 어디 人生行路(인생행로)에서만 그러하랴?

고전학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3. 3[사설] 가덕도신공항 착공 늦춘 정부, 공사비 증액 확약하라
  4. 4‘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5. 5‘국민아버지’ 배우 최불암 떠나보내며
  6. 6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7. 7“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8. 8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9. 9[시민기자] 랜드마크 ‘범선형 관광시설’ 북항에 만들자
  10. 10‘창업도시 600억’ 품어라…부산, 해양·금융 앞세워 총력
  1. 1“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2. 2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3. 3국힘 “가덕 건설 의지 없는 정부…공사비 증액 확약해야”
  4. 4정치권 “능인선원 경영능력 불합격…국제신문 회생 동의를”
  5. 5이해충돌 빗장 풀려는 시의회…“사익추구” vs “전문성 강화”
  6. 6민주, 5일 조희대 국조요구서 보고…국힘 “탄핵 역풍 맞을까 질질 끌어”
  7. 7국힘 새 당무감사위원장 양준모 교수
  8. 8[속보] 北김여정, 바이낸스 사태에 "美 정치적 도발…예의주시"
  9. 9북한 해커들, 바이낸스서 탈취한 자금 '2차 세탁' 중
  10. 10[와이라노] “한국은 단검” 美 안보청구서 점점 커진다
  1. 1‘창업도시 600억’ 품어라…부산, 해양·금융 앞세워 총력
  2. 2주식 팔면 다음날 돈 받는다…증권시장 결제주기 하루 단축
  3. 3호반, 한진칼 최대주주 기업결합 신고
  4. 4K-팝 열풍 타고 부산관광 키운다…한류산업 진흥 조례 추진
  5. 5“9증9포 독보적 특허 ‘명품 홍삼’…글로벌 1위 도전”
  6. 6“올해 북극항로 이용 150척…역대 최다 전망”
  7. 7[한 손 뉴스] 부산·통영 ‘환경교육도시’로…특화 환경교육 행·재정 지원(종합)
  8. 811월 제철 삼치·가리비 맛보세요
  9. 9올 ‘산소부족 물덩어리’ 완전히 사라졌다
  10. 10팬스타엔터프라이즈, 해운·조선해양 중심 사업구조 재편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3. 3‘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4. 4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5. 5모집 공고만 15차례…부산 보건소도 ‘의느님’ 모시기 진땀
  6. 6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3일
  7. 7국제사우회 “지광 손 뗄 때까지 함께 싸울 것”
  8. 8김해, 동아시아 람사르지역센터 유치
  9. 9인니 선원 모텔 감금 혐의 경호원들 송치(종합)
  10. 10봉사·일·문화 등 다양한 분야 경험·재능 나눠
  1. 1박항서 향해 “김치맨”…태국 관중들 인종차별
  2. 2김지율, 고교 최동원상 수상…부산고 하현승 아쉽게 고배
  3. 3BNK 개막전 첫 승…두터워진 선수층 빛났다
  4. 4체력 비축한 마법사, 타선 폭발한 사자…누가 웃을까
  5. 5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6. 6“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7. 7“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8. 8삼성, KIA 6-1 꺾고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9. 9BNK, 여자농구 개막전 ‘디펜딩챔프’ KB 완파
  10. 10‘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