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할 위(爪-8)나신(身-0)보다 어(方-4)하늘 천(大-1)아래 하(一-2)

노자는 말했다. “何謂貴大患若身? 吾所以有大患者, 爲吾有身. 及吾亡身, 或何患?”(하위귀대환약신? 오소이유대환자, 위오유신. 급오무신, 혹하환?) “큰 우환을 내 몸처럼 귀하게 여긴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내가 큰 우환을 갖는 까닭은 나에게 몸이 있기 때문이다. 나에게 몸이 없다면, 무슨 우환이 있겠는가?”

날마다 미국에서 들려오는 소식을 들으면, 안타까움과 함께 桑田碧海(상전벽해)에 隔世之感(격세지감)을 느낀다. 미국 대통령뿐만 아니라 주지사들까지 한국의 진단키트를 구입하려고 무진 애를 쓰면서 서로 자기 공을 내세운다. 심지어 대통령은 제 공을 내세우려고 자신보다 聲價(성가)가 높은 주지사들을 비난하기까지 한다. 그 와중에 미국 국민은 “죽음이 아니면 자유를 달라!”거나 “감염병보다 먼저 굶어서 죽겠다!”며 아우성이다. 민주주의 수호자로 자처하던 미국, 그 미국의 대통령과 시민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보여주는 거라곤 날카로운 ‘이기심’이다. 산 몸뚱이를 가진 인간이니 그 이기심과 아우성을 이해 못 할 바 아니나, 참 서글픈 풍경이다.

어디 미국뿐이랴. 근본이 다르지 않은 유럽의 이른바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유럽의 많은 지식인과 시민이 간과하고 있는 게 있다. 그들이 외치는 자유가 방종임을, 그들이 중시하는 개인주의가 실은 이기주의임을 말이다. 배려심과 이타심, 공동체 의식이 없다면, 어떠한 자유도 누릴 수 없다는 것도. 각자가 제 몸의 우환만 걱정하다가 다 같이 우환의 구렁으로 떨어지는 지경에 이른 것도 그 때문이다.

위의 말에 이어 노자는 또 이렇게 말했다. “故貴爲身於爲天下, 若可以託天下矣; 愛以身爲天下, 若可以寄天下矣.”(고귀위신어위천하, 약가이탁천하의; 애이신위천하, 약가이기천하의) “그러므로 천하를 위하는 것보다 자신을 위하는 것을 귀하게 여기는 사람에게 천하를 맡길 수 있고, 제 몸을 아끼듯이 천하를 위하는 사람에게 천하를 넘길 수 있다.” 매우 모순적으로 들리는 이 말은 위정자들뿐 아니라 시민도 새겨두어야 할 뜻을 담고 있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