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자 자(子-0)두려워할 외(田-4)어조사 어(方-4)땅 이름 광(匚-4)
畏(외)는 두 가지 두려움을 뜻한다. 하나는 밖으로부터 나에게 닥칠 위험으로 말미암아 갖게 되는 두려움이고, 다른 하나는 자각이나 자성으로부터 일어나는 두려움이다. 맹자가 말한 ‘畏天者(외천자)’(<618>참조)는 후자의 두려움을 갖는 사람이다. 어떤 뜻이든 모두 눈앞에 닥친 위험 때문에 갖는 두려움이 아니라 그런 위험이 닥치기 전에 미리 마음을 다잡고 삼가며 자신을 잡도리하는 두려움이다. 이 두려움은 눈앞에 닥친 위험에 벌벌 떨고 무서워하는 심리와는 사뭇 다르다.
‘논어’ ‘子罕(자한)’에 “子畏於匡”(자외어광) 곧 “공자가 광 땅에서 두려움을 가졌다”는 표현이 나온다. 쉰이 넘은 나이에 노나라를 떠나 천하를 주유할 때였다. 陳(진)나라로 가려고 광 땅을 지나게 되었다. 그때 그곳 사람들이 노나라의 陽虎(양호)가 온 줄로 알고 몰려가서 공자 일행의 앞길을 막고 나섰다. 이전에 양호가 그곳 사람들에게 포악하게 굴었던 적이 있는데, 공자와 양호의 모습이 비슷했던 것이다.
광 땅 사람들이 둘러싸 압박했으나, 벌벌 떨며 무서워할 상황은 아니었던 듯하다. 그때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文王旣沒, 文不在玆乎? 天之將喪斯文也, 後死者不得與於斯文也; 天之未喪斯文也, 匡人其如予何?”(문왕기몰, 문불재자호? 천지장상사문야, 후사자불득여어사문야; 천지미상사문야, 광인기여여하?) “문왕이 돌아가신 뒤로 그 문화가 여기에 있지 않으냐? 하늘이 이 문화를 없애려 했다면, 뒤에 죽는 사람들은 이 문화에 젖어 들지 못했을 것이다. 게다가 하늘이 이 문화를 아직 없애지 않았으니, 광 땅 사람들이 나를 어쩌겠는가?”
공자의 두려움은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워질지 모른다는 데 대한 걱정이나 불안이 아니었다. 그가 배워 익히고 실천해 왔던 人文(인문)이 전승될 기회를 잃지 않을까에 대한 두려움이었고, 천명을 재확인하고 의지를 다지게 하는 두려움이었을 뿐이다. 요컨대 畏(외)는 무서워 떤다는 뜻의 怕(파)나 怖(포), 불안해 어찌할 바를 모른다는 뜻의 慌(황)이나 惶(황)과는 전혀 다르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