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먼저 선(儿-4)싸울 전(戈-12)뒤후(彳-6)구할 구(水-2)이길 승(力-10)
지난 70년 동안 한국에서 법관이 되려는 이들 곧 검사나 판사, 변호사가 되려는 이들은 모두 司法考試(사법고시)를 통과해야만 했다. 이어 사법연수원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둔 이들이 주로 검찰에 발을 들였다. 그런 만큼 한국의 검사들은 엘리트로서 자부심이 대단했고 또 그에 걸맞은 대접을 받아 왔다. 그런데 법과 원칙을 바로 세우며 정의를 실현해 왔는지, 참으로 그러한 인재들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검찰이 개혁의 대상이 된 상황이라니!
검찰 개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정경심 교수 재판’을 보자. 지난해 검찰은 급작스럽게 기소하고는 그 뒤로 몇 달 동안 증거를 확보하겠다며 대대적으로 또 전방위적으로 압수 수색을 벌였다. 그런 뒤에 벌어진 재판이었다. 그런데 재판이 시작되기 전에는 검찰에서만 알고 있을 피의 사실을 마치 범죄 사실처럼 요란하게 보도하던 언론과 방송이 별다른 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로 말미암은 일은 분명히 아니다. 무엇 때문일까? 간단히 말하자면, 검찰이 범죄 사실을 제대로 입증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몇 차례 재판이 진행된 현재, 검찰의 기소 자체가 무리였다는 사실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 공판 준비 과정에서부터 법과 원칙을 무시한 억지를 펴며 시일을 끌더니 재판에서는 증거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고, 심지어 검찰 측에서 부른 증인들조차 검찰 측 주장을 뒤집는 역할을 하고 있을 정도다. 참으로 荒唐無稽(황당무계)에 支離滅裂(지리멸렬)이라 할 만한 요상한 재판이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꼴이 됐으니, 언론과 방송이 장단을 맞추어줄 형편이 못 되는 것도 당연하다.
재판의 결과는 더 기다려야 하겠지만, 적어도 현재로서는 검사들의 敗着(패착)으로 귀결될 공산이 크다. 그 까닭은 패배할 군대가 할 짓을 했기 때문이다. “敗兵, 先戰而後求勝”(패병, 선전이후구승·손자병법 중) “패배하는 군대는 먼저 싸운 뒤에 이기려고 애쓴다.” 먼저 기소한 뒤에 압수 수색하고 증거를 확보하려 한 일이 먼저 싸움을 건 뒤에 이기려 애쓴 꼴과 무엇이 다르랴.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