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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580> 每事問禮也

일마다 묻는 것이 예의다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1-29 20:07:29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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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다 매(毋-3)일사(丨-7)물을 문(口-8)예의 례(示-13)어조사 야(乙-2)

공자는 무엇을 예의라 여겼을까? 이에 대한 실마리를 역시 ‘논어’에서 찾을 수 있다. ‘八佾(팔일)’편에 나온다. 공자가 벼슬을 한 뒤, 노나라 군주가 大廟(태묘)에서 제사 지내는 일에 참석했을 때다. 공자가 일마다 물으니, 어떤 이가 말했다. “孰謂鄹人之子知禮乎? 入太廟, 每事問.”(숙위추인지자지례호? 입태묘, 매사문) “누가 저 추 땅의 촌놈이 예를 안다고 말했는가? 태묘에 들어와서는 일마다 묻고 있으니 말이야.”

‘추 땅의 촌놈’은 공자의 부친 叔梁紇(숙량흘)이 추 땅 출신이어서 나온 표현이다. 아무튼 이렇게 말할 만도 하다. 공자는 20대부터 이미 예악에 달통한 인물로 알려졌는데, 나이 쉰에 태묘에 들어와서는 귀찮게 자꾸 묻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공자는 몰라서 물었던 게 아니다. 태묘의 제사에 대해서도 일찌감치 알고 있었다. 다만 직접 참석한 것은 처음이어서 절차마다 하나하나 물으며 확인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흔히 하는 말로 이론과 실제는 다를 수도 있으므로. 공자의 겸손과 삼가는 마음도 아울러 깔려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더욱더 흥미로운 것은 그런 비난에 대해 공자가 내뱉은 짤막한 한 마디다. “是禮也.”(시례야) “이게 예다.”

묻는 것이 예의라는 말이다. 그러나 몰라서 묻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니다. 알든 모르든, 익숙하든 낯설든 간에 스스로 묻거나 누군가에게 물어야 한다는 뜻이다. 절차와 방법이 정해진 제사에서도 그러한데, 하물며 크든 작든 끊임없이 변화가 일어나는 일상에서 맞닥뜨리는 일에서는 더욱더 그러해야 하지 않겠는가? 상황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이미 다 안다는 듯이, 하던 대로 하면 된다는 듯이 하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그렇지 않은가?

요컨대, 예의란 상황에 따라 알맞게 말하고 행동하는 일이다. 똑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는 것처럼 똑같은 상황에 두 번 맞닥뜨리는 일은 없다. 그래서 물어야 한다. 이 어떤 상황인지, 적절하고 적실한 답이 무엇인지를. 배운 게 많아도 소용없다, 묻지 않는다면. 每事問, 禮也!(매사문, 예야!)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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