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곁 방(人-10)같을 약(艸-5)없을 무(火-8)사람 인(人-0)
조식의 ‘여오계중서’는 이렇게 이어진다. “謂蕭曹不足儔, 衛霍不足侔也. 左顧右眄, 謂若無人, 豈非吾子壯志哉!”(위소조불족주, 위곽불족모야. 좌고우면, 위약무인, 기비오자장지재!) “선생을 소하(蕭何)나 조참(曹參)이라 부르자니 그들은 선생과 짝하기에 부족하고, 위청(衛靑)이나 곽거병(霍去病)이라 부르자니 그들도 나란히 세울 수가 없습니다. 좌우를 둘러보고는 나 만한 이가 없다고 말하시니, 어찌 그대의 장한 뜻이 아니겠습니까!”
유방을 도와 漢(한)의 창업에 공을 세우고 승상을 지낸 소하와 조참도, 한 무제 때의 명장인 위청과 곽거병도 견줄 수 없다고 했으니, 극찬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는 조식이 오계중에게 한 말이면서 그 자신에게 한 말이기도 하다. 뛰어난 재주를 지녀 어려서부터 그 아비 조조의 총애를 독차지했으므로 오계중보다 조식 자신이 ‘左顧右眄, 謂若無人’(좌고우면, 위약무인)하지 않았겠는가?
“當斯之時, 願擧太山以爲肉, 傾東海以爲酒, 伐雲夢之竹以爲笛, 斬泗濱之梓以爲箏, 食若塡巨壑, 飮若灌漏卮. 其樂固難量, 豈非大丈夫之樂哉!”(당사지시, 원거태산이위육, 경동해이위주, 벌운몽지죽이위적, 참사빈지재이위쟁, 식약전거학, 음약관루치. 기락고난량, 기비대장부지악재!) “바로 이런 때에는 태산을 들어 고기로 삼고 동해를 기울여 술을 만들며, 운몽의 대나무를 베어 피리를 만들고 사수 물가의 가래나무를 베어 아쟁을 만들며, 밥 먹는 것은 큰 골짜기를 메우는 듯이 하고 술 마시는 것은 바닥이 새는 잔에 부어 넣듯이 하고 싶습니다. 이런 즐거움은 진실로 헤아리기 어려우니, 어찌 대장부의 즐거움이 아니겠습니까!”
참으로 호쾌하고 장쾌한 말이다. 그러나 이런 말이 권력자나 권력에 가까이 있는 자의 입에서 나오는 것은 상서롭지 못하다. 그런 豪氣(호기)가 자신의 생각과 판단, 행동을 좀처럼 돌아보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식은 그러다가 조조의 눈 밖에 났고, 태자가 되지 못한 채 괴롭게 쓸쓸히 살다 마흔한 살에 생을 다했다. 지금 윤석열 총장과 검찰이 국민의 눈 밖에 난 것도 그와 비슷하지 않은가?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