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때맞을 시(日-6) 곧즉(卩-7) 나아갈 진(辵-8) 물러날 퇴(辵-6)
고후는 ‘다행히’ 여씨의 멸족을 보지 않았으나, 그 빌미는 고후가 제공했다. 고후의 권력욕이 화근이었다. 漢(한) 제국을 위해 큰 공을 세웠음에도 권력욕으로 말미암아 물러날 때를 생각하지 못해 공든 탑을 무너뜨린 것이다. 역사적으로 숱한 권력자, 제왕이든 아니든 권력에 집착했던 자들은 자신들이 결코 바라지 않던 파국을 맞았다. 우리 현대사에서도 적지 않았다.
해방 후,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이 됐던 이승만은 권력에 貪着(탐착)하여 ‘사사오입 개헌’ 등 반민주적이고 위법적인 일을 저지르면서 1948년부터 1960년까지 대통령을 세 번 지냈다. 그럼에도 1960년 3월 15일의 제4대 대통령 선거에서 또 부정선거를 저질러 4·19 혁명을 촉발했고, 그로 말미암아 결국 이승만은 하야했으며 그의 정권도 몰락했다.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려고 저지른 불법과 위법, 부정에 대해서는 이루 다 적지 못할 정도다.
1961년 5·16 군사정변을 일으킨 박정희는 비록 한국의 경제발전을 위해 크게 기여했다고는 하나, 그의 친일 행각과 변절에서 시작된 私慾(사욕) 추구는 10월 유신을 통한 헌정 파괴, 노동 동 및 야당 탄압 등 무수한 압제와 독재로써 권력을 유지하는 데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1979년 10월 16일부터 시작된 부산과 마산의 민주항쟁을 무력으로 진압하게 한 뒤에 측근의 총에 저격되어 죽었다. 놓아야 할 권력을 제때 놓지 못한 탓이었을까? 결국 죽음을 맞아서야 권력을 내려놓았다.
박정희의 딸 박근혜 또한 선친에 버금가는 공을 세우고자 했던 듯하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박근혜 전 대통령은 그 무능과 불의로 말미암아 탄핵되어 쫓겨났다. 아직 권력에 가까이 있는 자들과 권력을 쥐려 애쓰는 자들에게 ‘문자’ ‘부언’은 전한다. “君子逢時卽進, 得之以義, 何幸之有! 不時卽退, 讓之以禮, 何不幸之有!”(군자봉시즉진, 득지이의, 하행지유! 불시즉퇴, 양지이례, 하불행지유!) “군자는 때를 만나면 나아가서 올바름으로써 얻으니, 무슨 요행이 있겠는가! 때가 아니면 물러나고 예의로써 사양하니, 무슨 불행이 있겠는가!”
고전학자